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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중 8대…'산유국' 노르웨이, 전기차 보급에 앞장선 이유

머니투데이
  • 오슬로(노르웨이)=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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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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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쟁3 전기차 시장 성장은 계속 될까?] ①노르웨이
내연기관차 세금으로 전기차 구입 지원
열악한 충전 인프라 극복…생태계 조성 후 인센티브 축소

[편집자주] 편집자주: 전기차 시장은 세제 혜택과 보조금 없이도 계속 성장할까. 충전 인프라 구축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차전지(배터리) 시장의 향배는 배터리 수요를 견인하는 전기차 시장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배터리 수요 역시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는 전기차 시장 선도국 중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여다 봤다. 충전 인프라가 취약해도 전기차 판매율 1위국이 된 노르웨이, 충전 인프라 확충으로 전기차 보급률을 끌어 올린 네덜란드의 사례가 줄 수 있는 함의를 짚어 본다.

10대 중 8대…'산유국' 노르웨이, 전기차 보급에 앞장선 이유
크리스티나 부 노르웨이전기차협회 사무총장. /사진제공=노르웨이전기차협회
"전기차 전환은 경제적으로 타당한 선택입니다."


크리스티나 부 노르웨이전기차협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17일 오슬로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산유국 노르웨이가 전기차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1995년 출범한 노르웨이전기차협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기차 소비자단체다. 노르웨이의 '전기차 판매율 세계 1위'에 정책적인 면에서 크게 기여한 비영리단체로 평가 받는다. 2014년부터 협회를 이끈 부 총장은 전기차 전환 전문가로, 관련해 '테드'(TED) 강연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유명인사다. 그에게 전기차 전환과 배터리 수요의 핵심인 전기차 시장의 향방에 대해 들었다.


인구밀도 낮은 노르웨이…전기차 전환 비결은?


10대 중 8대…'산유국' 노르웨이, 전기차 보급에 앞장선 이유
노르웨이는 전기차 도입이 쉽지 않은 환경을 갖췄다. 국토는 한국보다 3.8배 크지만 인구는 10분의 1 수준이다. 사람은 적고 땅은 넓어 공공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이 크다. 북쪽 지방에는 북극권 한계선이 지나간다. 여름에도 겉옷이 필요한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차 주행거리가 더 짧다. 맹추위에 배터리 소모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다. 지난 6월 팔린 신차 중 83%, 이미 운행 중인 차량의 21.7%가 전기차다. 오는 2025년까지 '신차 내연기관차 0%' 달성이 목표다. 부 총장은 "수도 오슬로에서는 이미 번호판 앞자리가 'E(전기차)'인 차량이 10대 중 3.5대를 넘어섰다"며 "인프라가 좋은 도시권은 물론, 북극권인 핀마크주에서도 신차의 54%가 전기차"라고 말했다.

그는 노르웨이 전기차 전환 성공의 비결로 강력한 세금 정책을 꼽는다. 노르웨이는 자동차에 크게 두 종류의 세금을 부과한다. 25%의 부가가치세 및 차량의 무게·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늘어나는 자동차 구매세다. 이로 인해 신차 구입시 평균 1284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전기차 구매자는 지난해까지 이같은 세금을 물지 않아 내연기관차보다 낮거나 비슷한 구매 비용을 지불했다. 통행세 감면 등의 혜택도 있지만, 결국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을 대폭 낮춰야 소비자가 전기차를 산다는 걸 노르웨이의 사례가 보여준다. 부 총장은 "일단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싸야한다"고 했다.


부 총장은 "내연기관차에 부과한 세금으로 전기차 구매를 지원하면 정부 재정에 큰 영향 없이 전환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흔히 노르웨이가 막대한 정부 재정을 활용해 전기차 구매를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전환이 어느정도 성공한 올해부터는 50만크로네(약 6300만원) 이상의 전기차에는 부가가치세를 물린다. 전기차 무게에 따라 구매세도 적용한다.


"전기차 전환, 노르웨이보다 한국이 더 유리"


10대 중 8대…'산유국' 노르웨이, 전기차 보급에 앞장선 이유

노르웨이의 낮은 전기차 충전소 보급률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83%의 전기차 소유자가 집에서 충전을 해결한다. 공공충전소 부족에 기다리는 시간도 길고, 작동하지 않는 충전소도 많다. 국토는 한국보다 3배는 넓지만 급속충전소는 6500대로 한국(2만737대)보다 적다. 그러나 부 총장은 노르웨이의 사례가 오히려 부족한 인프라에도 전기차 전환이 가능한 예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이 노르웨이보다 전기차 전환에 유리한 여건을 갖췄다는 것. 그는 "닛산 리프와 테슬라 전기차 밖에 없을 때도 전환이 가능했다"며 "(주행거리 등이) 더 좋은 차가 많은 지금은 더욱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가 전기차 전환을 새 산업 원동력을 만들기 위한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산유국인 노르웨이는 석유 시대의 종말에 대비해 전기차 전환을 추진했다. 부 총장은 "영원히 원유 수출에 기댈 수는 없었다"며 "특히 북해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시추 비용이 비싼데, 다른 일자리·수익 창출 수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 초기 노르웨이는 국가 차원의 전기차 생산 지원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일으키려 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씽크,' '버디' 등 자체 전기차 브랜드 육성에 나섰지만 판매 부진으로 단종됐다. 대신 먼저 세제 혜택으로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자 충전 관련 민간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등 시장에서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전기차가 늘어나며 민간에서 앞다퉈 충전소를 통한 수익 확보에 나서면서다. 배터리 산업도 발전하며 노르웨이 내 관련 공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부 총장은 "각국에서 내연기관의 종말로 일자리가 많이 사라질 것을 걱정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직종이 생겨난다"며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회 등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들렸던 그는 한국 역시 전기차 전환으로 얻는 이점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부 총장은 "원유를 100% 수입하는 한국이 전기차로 전부 전환했을때 막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미세먼지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도 제주도의 전기차 전환 사업을 전국구로 확대하는 시도를 해야한다"며 "노르웨이도 했는데 한국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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