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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다 키로 간다" 믿었다가…성조숙증 걸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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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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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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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살이 다 키로 간다" 믿었다가…성조숙증 걸린 아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성조숙증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남자아이의 증가세는 전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다. 올해 초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인제대 상계백병원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2008~2020년 남자아이의 성조숙증 유병률은 10만 명당 1.2명에서 100명으로 83.3배 폭증했다. 같은 기간 여아 성조숙증 증가율(16배)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성조숙증은 이차 성징 즉, 사춘기가 더 빨리 오는 경우를 말한다. 여아는 만 10세, 남아는 만 12세쯤 나타나야 하는데 이보다 더 빠른 각각 만 8세, 만 9세 이전에 이차 성징이 시작되는 경우 진단한다. 성조숙증은 종양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성조숙증'과 원인 질환이 있는 '이차성 성조숙증'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특발성에 해당한다.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살이 키로 간다'는 통념으로 영양분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운동 부족이 겹쳐 체지방이 증가해 성조숙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이전보다 환자가 더 많이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성조숙증은 당장은 키와 체중이 빨리 늘지만, 성장 기간이 짧아져 최종적으로는 키가 덜 자라게 된다. 특히 남아의 키 손실은 평균 15~20㎝로 여아(평균 10㎝)보다 더 많다. 신체 변화를 뒤늦게 감지해 치료 시기를 놓친 탓이 크다.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당장은 커 보일지라도 성장이 일찍 종료돼 최종적으로 여자는 150㎝ 안팎, 남자는 160㎝ 초반의 저신장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윤 원장은 "사춘기가 많이 진행될수록 성장판도 비례해 닫히는데 이로 인한 키 손실은 되돌릴 방법이 없다"며 "여아의 경우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거나 두피 냄새가 나고 피지 분비가 왕성해질 때, 남아는 여아와 마찬가지로 두피 냄새와 피지 분비 등이 발견되고 고환이 커지면서 급격한 키 성장이 동반되는 경우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장이 골연령 판독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정렬 기자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장이 골연령 판독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정렬 기자

소아청소년과에서는 특발성 성조숙증의 경우 성선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GnRH) 유사체를 피부 아래(피하)나 근육에 주사해 호르몬을 조절하는 치료를 적용한다. GnRH 유사체는 뇌에 작용해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데, 이를 통해 사춘기 진행을 차단하면 또래와 비슷하게 성장 속도를 맞출 수 있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주사를 맞고 성장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을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성조숙증 진단에서 '속도'만큼 '정확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 원장은 "체성분 분석(인바디)으로 비만 여부를, 왼쪽 손의 X선 촬영을 통해 골 연령을 측정하고 사춘기가 일찍 온 것으로 판단되면 호르몬 분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시상하부-뇌하수체 축 활성화 검사를 시행한다"며 "GnRH를 투여한 다음 2시간 동안 30분 간격으로 총 5번의 혈액을 채취하는 데 이를 통해 황체형성호르몬(LH) 등 성장과 관련한 호르몬 분비를 확인 후 성조숙증을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초 진단할 때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도 3~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다른 질환이 문제라 판단되면 뇌 MRI, 복부 초음파 검사 등 추가 검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자아이는 뇌종양(생식 세포종) 등에 의한 성조숙증의 위험성이 있어 진단 시 의사와 상의를 통해 MRI 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윤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10여년간의 치료 경험 중 종양이 문제가 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치료 시 아이의 몸 상태에 따라 주사를 맞는 기간과 예상 키 등은 달라진다"며 "성조숙증의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 전 의사가 경험이 풍부한 소아내분비 전문의인지, 병원에 진단 장비 등이 갖춰졌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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