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5 외인이 계륵으로 느껴진다... 후반기 KIA 행복한 고민, 백업'들'마저 타율 3할 펄펄

소크라테스 브리토.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2년 차 소크라테스 브리토(31)는 2023시즌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활약을 하고 있다.

5일 경기 전까지 106경기 타율 0.289(408타수 118안타) 17홈런(리그 공동 6위) 73타점(5위) 72득점(공동 4위) 9도루, 출루율 0.354 장타율 0.488(7위) OPS 0.842(12위)로 공격지표 다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다방면에서 그보다 확실히 낫다고 할 외국인 선수는 투·타 통틀어 오스틴 딘(LG 트윈스),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에릭 페디(NC 다이노스) 정도. 가을야구에서 경쟁할 상위권 팀인 KT 위즈에 타율 0.314(35타수 11안타), LG에 타율 0.350(40타수 14안타)으로 강한 점도 그의 재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후반기 타선을 보다 보면 다음 시즌 소크라테스의 재계약도 '잠시' 고민하게 만든다. 선발진이 부상과 부진으로 무너지면서(평균자책점 4.58·리그 8위) 한때 위태로워 보였던 가을야구 가능성을 살린 것이 타선이었다. 후반기 KIA는 팀 타율 0.306, 26홈런, 199타점 214득점 29도루, OPS 0.828로 압도적인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OPS만 따지면 0.770으로 리그 2위인 NC와도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덕분에 KIA는 최근 751일 만에 8연승을 질주하며 2위 KT와 3.5경기 차 4위까지 올라갔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소크라테스와 함께 외야와 클린업을 이루고 있는 최형우(40), 나성범(34)의 존재다. 최형우는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도 105경기 타율 0.297, 15홈런 74타점 57득점, 출루율 0.396 장타율 0.476 OPS 0.872로 그야말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오랜 부상에서 벗어난 나성범은 6월말부터 뛰었음에도 타율 0.344, 14홈런 44타점 42득점, 출루율 0.411 장타율 0.644 OPS 1.055로 MVP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중 최형우는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지만, 그가 외야로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도 빈틈이 없다. 고종욱(34), 이창진(32), 이우성(29) 등 백업 외야수들의 존재 덕분이다.

왼쪽부터 고종욱, 이창진,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주로 경기 후반 혹은 주전 외야수들의 체력 관리와 컨디션 난조로 쉴 때 드문드문 스타팅으로 나오는 정도지만, 후반기 기록만 보면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해도 놀랍지 않다. 고종욱은 23경기 타율 0.366(41타수 15안타) 1홈런 8타점 5득점 OPS 0.849, 이창진은 20경기 타율 0.333(27타수 9안타) 4타점 7득점 2도루 OPS 0.811, 이우성은 28경기 타율 0.300(60타수 18안타) 1홈런 11타점 7득점 1도루 OPS 0.820으로 3명 모두 타율 3할, OPS 0.8 이상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단순 기록뿐 아니라 나올 때마다 신스틸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SSG와 주말 3연전에서 고종욱의 활약이 대표적이었다. 고종욱은 2일 KIA가 6-3으로 앞선 7회초 2사에서 황대인 대신 들어와 이건욱의 초구 커터를 받아쳐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7회말 수비에 앞서 오선우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드러낸 것은 15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는 충분했다.

3일 경기에서는 아예 주인공으로 등극하며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이번에도 스타팅은 아니었다. KIA와 SSG가 6-6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에서 최원준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올 시즌 세이브 1위 서진용의 포크를 결대로 밀어 쳤고 이는 KIA의 8연승을 확정 짓는 결승타가 됐다.

이렇듯 누굴 넣어도 1인분 이상의 활약을 하는 백업 외야수들은 KIA는 같은 팀 선수들에게는 든든함을, 상대 팀에는 쉴 틈 없는 타선으로 압박감을 주고 있다. 최근 적재적소에 투입하며 결과를 내고 있는 김종국 KIA 감독의 물오른 용병술은 이들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보통 야구계에서는 외국인 투수보다 타자를 구하기 더 어렵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리그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2년 연속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소크라테스를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포지션 중복이 아쉽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고민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런 소크라테스조차 '잠시' 계륵이라 느껴질 정도로 백업 외야수들이 활약하는 것은 후반기 KIA의 상승세에 큰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