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나 했던 韓경제, 中에 발목 잡히나…잇따른 비관 전망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2023.09.06.

중국발(發) 리스크가 경기 부진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한국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달아 나왔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 부진, 통화 긴축에 따른 투자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7일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KDI는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7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8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우리 경제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8월 중순 발생한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 불이행 위기를 계기로 중국 경제 침체 우려가 불거지며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이달에는 다소 비관적 진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우리나라 경기 부진 완화 평가는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달 대비) 위험 요인이 많아졌다"며 "한국이 중국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으니 중국 경제가 악화하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DI는 세계 경제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됐지만 긴축적 통화정책과 중국 경기 불안 확대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부동산 기업 금융 불안, 부동산 투자 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경기 둔화 대응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주요 경제 지표 부진은 심화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9.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례협의를 위해 최근 한국을 방문한 IMF(국제통화기금) 협의단도 중국이 한국 경제에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럴드 핑거 협의단장은 중국 리스크 영향에 대해 "내년 한국 경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대(對) 중국 수출 감소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경제의 상호 높은 교역 연관성으로 경기 동조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중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중국 경제 위기는 한국 경제에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하반기에도 현재까지의 대 중국 수출 증가율 수준(1~7월 누적 -25.9%)이 지속될 경우 다른 요인 변화가 없다는 가정하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1.2%포인트(p) 하락시키는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오름세도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물가 오름세에 따른 소비 부진과 통화 긴축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6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KDI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국제유가 상승이 1차적으로는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만약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정도라면 전반적으로 투자도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