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급 이준환 '통한의 절반'에 은메달, 유도 '노골드' 못 털어냈다... 63㎏ 김지정-57㎏ 박은송 동반 동메달 [항저우 Live]

이준환(왼쪽)이 25일 8강에서 상대를 넘기고 있다. /AFPBBNews=뉴스1

유도 이준환. /AFPBBNews=뉴스1

-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 은메달
- 한국 유도 9개 종목 중 아직 노골드

이준환(21·용인대)이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나섰으나 결국 금메달 앞에 고개를 숙였다. 최근 종합 국제스포츠대회마다 졸전을 거듭했던 유도의 부진이 이날도 이어졌다.


세계 10위 이준환은 25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부 81㎏급 결승에서 타지키스탄 소몬 마흐마드베코프(세계 15위)를 상대로 절반을 허용하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최근 들어 기량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울란바토르,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올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기세를 높였다.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선 정상에 섰다.

올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준환. /AFPBBNews=뉴스1

금메달을 기대했던 이하림(한국마사회)과 안바울(남양주시청)이 전날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던 유도다.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소극적인 경기를 펼친 일본 오이노가 지도 3개를 받았고 이준환은 결승 무대에 올라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10분여 혈투를 펼쳐 체력적 소모가 상당했다. 결승 무대에서 마흐마드베코프를 만난 이준환은 빗당겨치기를 시도하며 공격적으로 경기의 포문을 열었다. 벤치에선 장성호 코치가 끊임없이 주문을 넣으며 이준환을 도왔다.

이준환은 적극적으로 잡기에 나섰고 업어치기를 시도했으나 되치기로 뼈아픈 절반을 내줬다. 몸이 완전히 뒤집어지지 않으며 한판을 내주지 않은 게 천만다행일 정도였다.

1분 30여 초를 남겨두고 이준환은 더욱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상대는 점수를 얻은 뒤 더욱 방어적으로 맞섰고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상대 공격을 방어하고 있는 박은송(왼쪽). /AFPBBNews=뉴스1

여자 57㎏급 박은송(대한유도회)은 아랍에미리트(UAE) 바추흐 알탄트셋세그와 동메달결정전에서 지도 하나씩을 주고 받은 가운데 연장(골든스코어)으로 향했다.

꾸준히 업어치기 공격을 시도한 박은송과 달리 바추흐는 소극적으로 나섰고 결국 지도 하나를 더했다. 바추흐가 3번째 지도를 받으며 동메달은 박은송의 목에 걸리게 됐다.

이어 63㎏급 김지정(대한유도회)도 3,4위에 나섰다. 기르기스스탄 코츠콘바예바 아디나와 격돌한 김지정은 초반 탐색전 끝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다. 김지정의 뒷당겨치기가 적중해 절반을 얻어냈고 이어 10초 간 누르기에 성공하며 추가 절반, 한판승으로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김지정은 덤덤하게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등장했다. 눈물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숙소에 들어가서 울 것"이라며 뛰어난 실력 뒤 강심장의 면모를 보였다.

여자 70㎏급 한희주(필룩스)와 남자 73㎏급 강헌철(대한유도회)는 16강에서 나란히 북한 선수에게 탈락했다.

동메달을 차지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지정. /사진=안호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