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단 2000까지 열어놔야..자산 절반은 정기예금으로"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국 증시, 아직 연초 대비 플러스입니다. 20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놔야 합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장중 2300선을 내준 것에 대해 "아직까지는 공포가 극에 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데 아직도 경제 주체들이 이를 못 받아들이고 희망회로만 돌리고 있다"고 일침했다.


연초 증시를 낙관했을 때는 하반기 인플레이션의 둔화로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긴 했지만 고금리, 전쟁, 달러 상승 등의 변수가 나타나면서 경기가 수축되고 기업 금융비용 증가, 이익 축소 등이 나타나는 등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달라졌는데 코스피 지수가 2600선에서 단기간에 2300까지 내려왔다고 단순히 지수만 보고 시장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이에 따라 "코스피 하방이 2000선까지도 열려있다고 본다"며 "아직 국내 증시는 연초 대비 플러스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외국인 매도세 대비 지수가 많이 빠지는 것도 투자자들이 바닥이라는 확신을 하지 못한 탓에 매수세가 실종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5000억원대 순매도하는데 반해 코스피 지수는 2.5%까지 빠지면서 낙폭이 과대한 형국이다. 코스닥 지수는 심지어 외국인이 소폭 매수하는데도 3%대 급락하고 있다.

그는 "주식시장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지수가 2100선까지 내려갔던 만큼 이번이 1년만의 기회라고 본다면 채권시장은 10년, 20년만의 기회"라며 "채권과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야 그 다음 주식시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재정합의를 이뤄 적자 규모가 얼마인지를 확정하는 것이 시장에 중요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국가별 적자재정 운영이 지속되고 있고, 내년에도 기조가 달라지진 않을 것인만큼 이전과 같은 활황 장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과거 증시 바닥 탈출 국면에서는 항상 확장적 통화정책이 수반됐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일단 자산의 절반 이상은 금리가 우수한 정기예금으로 이동하는 게 좋고 전체 자산의 20~30%만 주식 저점 타이밍을 노리는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