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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매칭"…독거노인 240만명, 이 나라에서 창업했더니[월드콘]

머니투데이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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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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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1위 인도, 독거노인 고독 문제 급부상…
스타트업 신성 샨타누 나이두, 손주뻘 친구 매칭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인도 손주 매칭 스타트업 '굿펠로우' 창업자 샨타누 나이두(왼쪽)./사진=굿펠로우 홈페이지 갈무리
#인도 뭄마이에 거주하는 팔케 할머니는 얼마 전 '새 손자' 크루티카를 만났다. 몸이 노쇠해 외출은 엄두도 내지 못한 팔케 할머니는 크루티카의 도움으로 산책을 시작하고 친구를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크루티카를 보며 "손자와 같이 다니느냐"고 묻지만, 팔케 할머니와 피로 이어진 진짜 손자는 따로 있다. 크루티카는 소정의 보수를 받고 팔케 할머니와 같은 독거노인을 정기적으로 돌보는 '굿펠로우'다.

#은퇴한 86세 인도 변호사 아서 드멜로도 굿펠로우이자 젊은 변호사인 가르기와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가르기는 친손자처럼 드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진심으로 대한다. 드멜로가 진짜 친손자의 밴드 공연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어줬다. 드멜로도 가르기에게 '할아버지의 지혜'를 빌려준다. 법조인 경험을 되살려 가르기가 법률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돕고 있다.


수도 뭄바이 독거노인만 240만명… "청년과 함께 할 땐 청춘의 눈빛"


독거노인 증가와 이들의 고독은 인도 사회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지난 4월 머니라이프 보도에 따르면 인도 시장정보업체 오르막스컴파스 연구 결과 2031년까지 인도 뭄바이에만 독거노인 인구가 2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65세 기준으로 한국 독거노인 인구가 187만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인도 스타트업 신성 샨타누 나이두가 이 문제를 풀어보겠다며 지난해 9월 굿펠로우 창업에 나섰다. 원래 어르신들을 좋아했다는 나이두는 회사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을지는 모른다"며 "친구는 하나둘 떠나고 가족은 바쁜 탓에 스스로 동떨어진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과 함께하면 노인들의 눈은 청춘의 빛으로 반짝인다"며 "나처럼 어르신들과 우정과 유대감을 쌓고 싶은 청년들이 있다"고 했다.

2021년 인도 스타트업 전문매체 유어스토리 인터뷰에 따르면 굿펠로우는 갓 대학을 졸업해 취직 문턱에 서있는 청년들을 독거노인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들이 먼저 방문 날짜, 주기, 시간을 정하면 굿펠로우가 매칭해준 청년이 방문해 '1일 손자'가 된다.

함께 만나 뭘 할지는 자율에 맡겨진다. 같이 산책을 나가거나 영화관, 마트에 가는 것은 물론 병원 진료도 동행한다. 드멜로처럼 SNS 사용법을 배우기도 한다. 굿펠로우는 공감능력 측정 검사를 통해 독거노인들과 우정을 쌓을 준비가 됐다고 검증된 청년에게만 1일 손자가 될 자격을 부여한다. 이 때문에 활동에 제약을 두기보다, 스스로 정하도록 하는 게 우정을 쌓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굿펠로우는 설명했다.


'손주 매칭' 왜 유료 서비스 택했나


굿펠로우가 우선하는 가치는 '지속 가능성'이다. 노인과 청년이 충분한 시간 동안 우정을 다져나갈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 생면부지의 청년에게 집을 개방하는 것은 혼자 사는 노인에게 염려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굿펠로우는 사전에 청년의 신원과 성향을 철저히 확인하며 노인의 가족들에게 서비스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다. 마음이 맞는 청년을 찾기 위해 사전 만남도 여러 번 진행할 수 있다.


청년이 지치지 않게 하는 것도 굿펠로우의 중요 업무다. 아무리 공감능력이 뛰어나도 감정소모가 필요한 일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은 부담이기 때문. 이를 위해 굿펠로우는 정기휴가와 심리상담 등 각종 복지 서비스를 청년들에게 제공한다.

나이두가 무료 자원봉사가 아닌 유료 서비스 사업을 결심한 것도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다. 자원봉사로 이어진 관계는 봉사자가 변심하면 곧바로 관계가 끊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노인이 실망할 뿐 아니라 새로운 청년이 찾아와도 마음을 닫아버린다는 게 굿펠로우의 설명이다.

타임즈오브인디아 보도에 따르면 굿펠로우 서비스는 처음 한 달은 무료 제공되고 그 다음부터 매달 5000루피(7만8000원)의 구독료를 내야 한다. 지속 가능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유료화를 결정했으나, 현금흐름이 충분해지면 저소득 노인의 구독료를 보조해줄 계획이다.

굿펠로우는 나이두의 오랜 친구이자 인도 재벌 기업 타타그룹 명예회장인 라탄 나발 타타 회장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더베터인디아 보도에 따르면 투자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타타 회장은 "굿펠로우가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나이두에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나이두는 "세대를 아우르는 우정은 다른 우정만큼 특별하다"며 "세대 간 사랑이 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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