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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분해 '이 곤충' 키워 19억 벌었다…"생산 제품만 40종"

머니투데이
  • 청주(충북)=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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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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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사료용 곤충 '동애등에'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엔토모' 곤충사육시설 가보니

엔토모 회사 외부 전경/사진=류준영 기자
엔토모 회사 외부 전경/사진=류준영 기자
지난 20일, 오송역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려 충청북도 청주시 오동동에 위치한 그린바이오 스타트업 엔토모를 찾았다. 엔토모는 사료용 동애등에를 생산하는 국내 1세대 기업으로, 관련 사육설비도 제작한다.

동애등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에서 서식하며,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해 사료로 쓰기 좋은 곤충이다. 동애등에 유충은 하루 2~3g의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해 '환경 정화 곤충'으로 통한다. 또 분변토는 유기질 퇴비로 쓰여 '아낌없이 주는 곤충'이라고 부른다.

엔토모(Entomo)는 '곤충의'라는 뜻의 접두사다. 박기환 엔토모 대표는 "곤충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키워보겠다는 뜻에서 이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엔토모 설립 초기엔 동애등에 단백질을 이용해 동물사료를 개발했고, 최근엔 반려동물 영양제와 사료를 만드는 펫푸드 전문 브랜드 '포러스트'도 선보였다. 또 가금류, 양어, 양돈용 사료 생산과 더불어 녹조 분해액을 만드는 실험도 진행중이다. 이렇게 생산·판매하는 제품만 40종에 이른다.
동애동에 유충/사진=류준영 기자
동애동에 유충/사진=류준영 기자
1층 사육실에 들어서자 대형사육기가 여러 대 놓여 있었다. 사육기 문을 열고 가로, 세로 각각 1m 정도 되는 알루미늄 판을 꺼내자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박 대표는 "돼지 배설물로 만든 습식사료를 준 상태"라며 "탁월한 유기물 분해능력이 있어 금방 다 먹는다"고 말했다.

길이는 검지손가락 한마디가 조금 안 되고 두께는 전선 정도인 동애등에 애벌레가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동애등에는 고밀도 사육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처음엔 밀가루 정도 크기인 데 15일 정도 지난 모습"이라며 "여기서 갈변되고 더 지나면 번데기가 되는데 그때 건조실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엔토모는 자체 제작한 마이크로웨이브 건조기를 이용한다. 박 대표는 "보통 농가에선 열풍건조기를 많이 쓰는데 그러면 마치 꼭 누른듯 납작하게 된다. 반면 전자파를 쓰는 마이크로웨이브 건조기는 형태를 보존하고 보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동애동에 번데기를 건조한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동애동에 번데기를 건조한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사육실 한 켠엔 착유기가 놓여 있다. 건조 다음 단계다. 기계 상단에 건조한 동애등에 번기를 넣으면 오일과 탈지박으로 분리된다. 탈지박은 분말로 가공해 판다. 오일은 광어, 넙치, 방어, 새우, 전복, 송어, 장어 등 다양한 어종 양식장에 판매하고 있다. 박 대표는 "동애등에 오일을 섞은 배합사료를 먹고 육질이 더 튼실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최근 양식 사료의 어분 대체원료로 주목받는 곤충박은 단백질 함량이 39~62%, 지질함량은 10~34%로 함량이 높고 양식 생물들에게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메티오닌, 류신 등의 함량이 식물성 원료에 비해 높다.

2층 산란실로 이동했다. 성인 키만한 정육각형의 산란망이 2개 설치돼 있었고 사육통은 검정색 성충들이 빼곡히 둘러쌌다. 그 아래로 크림색 알이 보였다. 알의 길이는 약 0.09cm, 무게는 0.027mg. 처음엔 크림색이었다가 내부 유충이 자라면서 점차 어두워진다고 한다. 동애등에 알은 부화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4일이 지나면 유충으로 부화된다.

이곳에서도 특유의 냄새가 났다. 박 대표는 "동애등에 암컷은 냄새나는 먹이 근처 벽의 균열이나 틈새를 찾아 알을 낳는다"고 했다. 알이 부화했을 때 먹이가 있다고 안심되는 곳에 알을 낳는다는 설명이다. 동애등에 암컷은 한번에 1000개 이상 알을 낳는다. 번식능력이 탁월하다. 또 병을 매개하지 않고 교미 후 자연사하기 때문에 방사되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박기환 엔토모 대표가 곤충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박기환 엔토모 대표가 곤충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엔토모는 곤충사육, 사료제조 판매, 가공설비 개발 및 유통 등으로 지난해 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 대표는 "해외수출이 가능한 곤충사육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향후 곤충사료가 단백질 사료 대체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업 탐방은 농업 정책 및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인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이 주도하는 '제76회 그린섹터세미나'을 통해 이뤄졌다.

이주량 선임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곤충의 산업화를 위해 대규모 생산설비에 투자하고 있으며, 식용, 의료,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곤충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하다"며 "곤충이 미래 대체 식량으로 주목받는 만큼 관련 R&D(연구·개발) 예산 지원이나 제도 개선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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