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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철도 깔리는 파나마, 발주예정 사업 규모만 22조원

머니투데이
  • 아라이한(파나마)=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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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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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본선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본선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한국시간 기준으로 밤낮을 바꾸고 2시간을 빼면 파나마의 시간이다. 예컨대 한국의 낮 12시는 파나마의 밤 10시. 지구 반대편 이 나라의 운하 공사 이후 가장 큰 토목공사를 한국 기업이 도맡아 진행중이다. 흥미로운건 그 규모가 계속해서 커진다는 것이다.

'터'를 잘 닦았다. 2020년 약 28억달러치 파나마 메트로(철도) 3호선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컨소시엄(현대건설 (34,700원 ▲450 +1.31%) 51%, 포스코이앤씨 29%, 현대엔지니어링 20%)은 최근 파나마 운하 밑을 뚫는 해저터널 공사까지 맡기로 했다. 사고없이 공정률 50%를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첫단추'를 꿰고 있는 덕이다. 콘크리트 궤도(빔) 제작 공장을 현지에 세우는 등 '밑천'을 잘 쌓아둔 영향도 있다.

파나마 정부가 검토중인 메트로 3호선 2단계 연장 공사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앞서고 있는건 당연하다. 입증된 기술력은 물론, 기존 인프라 활용과 금융조달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메트로 3호선 연장, 4~9호선 신규 개통 등 새롭게 깔릴 파나마 철도 노선 대부분에 현대건설이 유력한 시공 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내년 상반기 수주를 목표로 △파나마 PCCP 항만 확장공사 △파나마 운하 공급용 물 운영사업 △파나마 도로 PPP 사업 등 추가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다. 향후 파나마에서 발주예정인 사업만 170억달러(약 22조원) 규모다. 페루 공항, 칠레 차카오 대교 현장과 함께 현대건설 중남미 3대 토목공사 현장으로 꼽히는 파나마에서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영호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현장실장(상무)가 공사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호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현장실장(상무)가 공사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현장을 총괄하는 김영호 현대건설 상무(현장실장)는 "파나마 메트로 공사 뿐 아니라 칠레 차카오 대교, 페루 공항 건설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일거리가 많은 중남미 쪽으로 토목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며 "유가하락으로 중동 지역의 모든 프로젝트가 위기를 겪으면서 사업장을 다변화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중남미쪽에 대한 관심이 더욱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건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철도 공사를 수주한 배경에는 금융의 역할이 있었다. 2019년 입찰 당시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금액은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금융조달 비용에서 2억달러 가량 낮은 금액을 제시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당시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에서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 중장기 수출금융을 제공받았다. 장기 수출채권 매입제도는 발주처가 공정률에 따라 발행하는 '건설대금 지급확약서'의 조기 현금화를 돕는 제도다. 발주처가 대금지급 확약서를 발급하면 현대건설 등 시공사는 무보의 보험증권을 담보로 확약서를 은행에 매입을 의뢰한다. 건설대금을 만기 이전에 조기회수하면서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건설은 한국 공적수출신용기관(ECA)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은행(수출입은행/하나은행) 30%, 해외 유수은행(시티뱅크 등) 70% 구성으로 금융대주단을 만들었고, 파나마 정부에 경쟁력 있는 금융비용을 제시했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터널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터널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김 상무는 "정부와 민간 업체의 협업으로 입찰에 성공한 사례였다"며 "3호선 연장 등 다른 공사를 수주할 때도 현대건설의 금융조달 능력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현장은 현대건설의 해외토목 경쟁력을 보여주는 모범사례다. 사업 확장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이 기대된다. 현대건설 내부적으로는 이 현장이 중동과 다른 문화와 법 등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는 '훈련소' 역할을 했다.

김 상무는 "중동에 비해 중남미 지역이 힘든 게 시차"라며 "밤낮을 바꾸고 2시간을 빼면 파나마 시간인데, 한국 본사와 반대이다보니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고 했다.

파나마 노조의 힘이 강한 것도 차이다. '순트락'으로 불리는 건설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인건비가 싼 인근 인도나 동남아에서 대부분의 근로자를 수급하는 중동과 다르다. 현장 인원의 90% 이상을 파나마 사람으로 해야한다는 정부 방침이 있다.

업무지시를 현지어로 해야 한다는 규정까지 있다. 영어로 지시하면 현지 노동법 위반이라서다. 노조와의 협의 업무를 맡고 있는 남정훈 현대건설 책임매니저는 "강성 노조와의 협의에는 늘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자는 노조와의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문제에 대해 공유하며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지역 커뮤니티에 200만달러 상당의 시설보수 등 사회공헌활동(CSR)을 지원하고 있다. 김 상무는 "더욱이 파나마에서는 각 지역별로 커뮤니티가 있어 해당지역을 공사할때는 그 지역 인원을 고용해야하는 관례가 있다"며 "노조(순트락)와 커뮤니티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공사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주업무'인 메트로 3호선 공사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까다로운 작업의 연속이다. 기존 도로 위를 따라 모노레일 빔을 세우다보니 기존 도로 인근의 노후된 전기선이나 배수관 등을 모두 옮겨가며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수시로 도로를 통제하거나 도로를 우회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 기존 전기선이나 배수관 등을 이설할 때는 기존 시설의 도면에 오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김 상무는 "중동과 달리 파나마에선 한국의 협력업체가 와서 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안된다"며 "주로 설계·용역 업무나 정확도·정밀도를 요하는 주요 자재들만 한국업체가 공급하고 웬만한건 인근 국가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터널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터널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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