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이화원 태우라 한 자!" 中, 영국 vs 그리스 싸움에 왜 꼈나

머니투데이
  •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2023.11.30 10:05
  • 글자크기조절

엘긴마블스 갈등에 정상회담 깨지자 "영국, 민주주의 주장하면서 타국엔 '닥치라'는 나라" 맹비난

중국 베이징 시내 이허위안(?和園)의 설경. /사진=머니투데이DB
중국 베이징 시내 이허위안(?和園)의 설경. /사진=머니투데이DB
영국과 그리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파르테논마블스' 갈등에 중국이 급거 참전하는 모양새다. "영국이 제국주의 잔재인 탐욕과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다"고 맹비난하며 그리스에 대한 전폭적 지원사격에 나섰다. 파르테논마블스를 영국으로 반출한 엘긴 백작가(家)가 과거 중국의 이화원(이허위안·?和園)을 불태우려 했다는 구원도 소환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30일 사설을 통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다른나라 지도자와 회담을 마지막 순간에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건 심각한 외교예절 위반"이라며 "제 3자 입장에서 볼 때 파르테논마블스의 반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그리스의 행동은 자연스럽고 정당한 권리이며 영국은 이를 막을 자격은 물론 권한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9일(영국 현지시간) 전해진 영국과 그리스 간 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것이다. 양국 정상은 하루 전날인 28일 런던에서 만날 예정이었지만 영국 측이 전날 밤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부총리급 회담을 제안했다. 중국 정부는 스스로를 '제 3자'라고 칭했지만, 당사자보다도 오히려 더 원색적으로 영국을 비난했다.

영국 더타임스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사전 합의를 어기고 파르테논마블스 반환 문제를 언급하겠다고 밝히면서 회담이 깨졌다고 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미래를 위해 실질적 문제를 논의하기로 해놓고 과거 문제에 대해 이슈화하려는 의도가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측은 반면 사전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파르테논마블스는 그리스가 오스만제국에 점령됐던 당시인 19세기 초 오스만 주재 영국 외교관인 토머스 브루스 엘긴 백작이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낸 대리석 조각들로 '엘긴마블스'(額爾金大理石)라는 별칭을 갖고 런던의 영국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그리스가 수차례 반환 요청을 하고 있지만 영국은 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영국은 국제무대에서 민주주의와 개방을 외치면서 자국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들에게 '닥치라(閉嘴·shut up)'고 요구하는데 이런 고압적 태도는 어디서 기인하느냐"며 "또 일부 영국 언론은 마초타키스 총리의 정당한 요청에 대해 '도발'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런 민감성과 방어성, 탐욕, 이기심은 제국주의 잔재가 영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완고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그리스 조각상들 /로이터=뉴스1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그리스 조각상들 /로이터=뉴스1
뜬금없는 중국의 참전은 정치·역사적 갈등에 기인한다. 그리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대외전략인 일대일로(一?一路)의 핵심이자 중국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관문 격이다. 일대일로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2019년 그리스에 항구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문화재 파괴 우려가 일자 중국이 항구 건설 계획을 백지화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엘긴 가문과 중국은 별도의 역사적 구원이 있다. 중국 측은 "파르테논 마블스의 별칭인 엘긴 마블스는 당시 이 조각품을 영국으로 가져간 7대 엘긴 백작의 이름을 따 명명됐는데 그 아들인 8대 엘긴 백작은 영국군 사령관이자 예전에 이화원을 불태우라고 명령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청나라 강제 개방 과정에서 베이징을 점령했던 열강 연합군 내에서 영국군이 문화재 파괴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으로서는 영국박물관 엘긴 룸에 별도 전시된 이 전시품들을 그대로 보아넘길 수 없는 명분이 있다는 거다. 중국은 "엘긴 룸은 실제로 이 가문의 악명 높은 행위를 전시하고 있으며, 이는 옛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 식민지들에 가져온 고통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어 "최근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등의 국가는 문화유물을 반환하고 일부 국가지도자는 사과까지 했다"며 "그러나 영국은 식민주의 문화를 성찰하고 식민시대 문화재의 반환과 보상엔 최하위에 있어 극명히 대조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앞서 언급한 독일, 프랑스 등은 상대적으로 유럽에서 중국의 일대일로에 적극 참여했던 나라들이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목표달성률 1%…'바람 타고 온' 수십조 투자 '유턴'하나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2023 대한민국 사회안전지수
[연중기획]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법, AI 리터러시 키우자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