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꾀하는 中…한은 "대중 수출, 과거 특수 어렵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중국이 소비와 첨단산업 위주로 성장동력 전환을 꾀하는 이른바 '리밸런싱'을 추진하면서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는 수출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경제전망 핵심이슈 - 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위주의 투자에서 소비와 첨단산업으로 성장동력을 전환하는 리밸런싱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10년대 후반 이후부터 부동산 부문 디레버리징을 추진했다. 최근 부동산 부문 침체에 대응해 일부 부양조치를 내놓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부문 디레버리징을 꾀하고 있다.

반대로 2010년 중반부터 '중국제조 2025'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제조업 고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섬유·의류·컴퓨터 등 기존 산업 대신 전기차·이차전지·태양광 등 신성장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실제 전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은 독일, 일본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이차전지, 태양광 등 글로벌 점유율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고급기술 품목의 수출 비중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만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 등 서방과 갈등으로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축소되고 선진기술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면서 향후 중국의 첨단산업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중국의 리밸런싱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과 관련해 "중국의 성장구조 전환이 부동산투자 위축,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을 초래함으로써 중국 내에서 성장에 따른 수입유발효과가 축소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2020년 중 소비·투자·수출 등 최종수요의 수입유발계수는 0.14로 2017년(0.15)보다 하락했다. 수입유발효과가 높은 중국의 투자가 축소되고 기술 개발 등 중간재 수입도 줄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대중 수출이 과거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단 의미다.

한은이 국제산업연관표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성장구조 전환으로 중국경제 성장이 무역경로를 통해 주변국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최종수요가 자국 내 부가가치 유발비중 상승세로 이어진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의 부가가치 유발비중 하락을 야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은은 중국경제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고 기술경쟁력 제고로 경합도가 상승하면서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성 한은 조사국 중국경제팀 과장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품의 대외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