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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다 망할판"…기업 발목잡는 OECD 최고 수준 韓 상속세

머니투데이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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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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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우리나라의 상속세 부담은 세계에서 높은 수준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 수준으로 과중한 상속세가 기업투자와 개인소비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상속세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부의 대물림' 논란을 의식한다.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세제 개편도 가시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4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고 상속세율은 50%다.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주주의 경우 상속평가액에 20%를 가산해 세금을 물리고 있어 최고 60%의 상속세율을 적용 받는다. 실질적으로는 일본을 제치고 OECD 회원국 중 1위인 셈이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한국의 상속세 부담이 높다는 점이 더 명확해진다. OECD 38개국 평균 상속세율은 26%다. 그마저도 OECD 국가 중 상속세가 없는 14개국을 제외한 평균이다. 이들 국가를 포함하면 OECD 평균 상속세율은 13%로 낮아진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상속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경제5단체(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는 최근 G7(주요 7개국)과 한국의 기업규제 현황을 비교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제도개선 내용이 담긴 공동건의집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상속세 개편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경제5단체는 "우리나라는 최대주주의 지분 상속시 20%를 가산하는 최대주주 할증과세 제도가 있어 실제 상속세율이 60%에 달해 기업승계 부담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현행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자본이득과세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세액공제 지원만 받는 국내 기업들이 보조금까지 추가로 지원받는 외국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지원과 세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재벌들도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거나 은행 대출을 받는 실정이다.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들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NXC 지분을 정부에 물납한 게 대표적 예다.

삼성 오너 일가도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상속세 마련을 위해 4조원이 넘는 담보대출을 받았다. 여기에 상속세 분납을 위해 보유주식을 해마다 정기적으로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최근 매각을 추진하는 삼성전자 등 관계사 주식 가치는 2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도 상속세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문제는 '부의 대물림' 거부감이 큰 여론과 야권의 반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상속세가 제일 높은 국가"라며 "상속세 체제를 한 번 건드릴 때가 됐다"고 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이 문제를 꺼내면 여전히 거부감이 많다"며 "국민 정서 한쪽에 부의 대물림 등에 대한 저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상속세제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정책 방향을 세우면서도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물려주는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이다. 기재부는 상속인이 '물려받는 재산'만큼 상속세를 내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현재 상속세 제도를 운용하는 24개 OECD 회원국 중 유산세 방식을 적용한 나라는 한국·미국·영국·덴마크 등 4개국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소야대 지형에 변화가 없는 상황을 감안해 상속세 체계 개편을 내년 이후로 미룬 상태다. 정부는 내년 세법개정 때 상속세 개편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변수는 총선 결과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상속세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대의 경우에는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외국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려면 과감한 세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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