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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머리 위 손에 승객들 "오~"…서울 자율주행 버스 타보니[르포]

머니투데이
  • 김도균 기자
  •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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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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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0시29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을 지나는 '심야A21' 버스 내부 모습. 운전자가 양 팔을 벌려 두 손을 번쩍 들고 흔들고 있다. 한국형 자율주행 기술 전문 벤처기업 에스유엠(SUM)의 박상욱 부장에 따르면 운전기사는 승객들에게 자율주행 버스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구역에서 이런 퍼포먼스를 가끔 보여준다. 운전자는 보통 운전에 개입하지 않지만 현행법상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 /사진=이승주 기자
4일 밤 11시40분쯤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역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심야 자율주행 버스 '심야A21'의 모습. 보통 'N'버스인 다른 심야 버스와 달리 '심야 A21' 버스는 '자율적인'을 뜻하는 영단어인 autonomous의 앞글자 A를 따왔다. 해당 버스는 합정역과 동대문역에서 밤 11시30분에 출발해 70분 간격으로 순환한다./사진=이승주 기자
5일 0시29분쯤 서울 마포구 서울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인근 버스전용차로에 심야버스가 들어섰다. 버스는 계속 움직였지만 운전석에 앉은 남성의 손은 운전대가 아닌 머리 위로 가 있었다. 남성이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자 승객들은 겁에 질리기는커녕 "오~" 하는 환호 소리로 화답했다. 버스는 스스로 움직였다. 세계 최초로 도입된 서울시 심야 자율주행 버스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세계 최초로 서울에서 자율주행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노선 번호는 '심야 A21'(이하 A21)로 A는 'autonomous(자율적인)'의 앞글자를 사용했다.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를 경험한 승객들은 일부 운전이 미숙한 지점이 있지만 대체로 편안했다는 승차 소감을 내놨다.

A21 버스는 전날 밤 11시30분 첫 주행을 시작, 앞으로 대학가와 대형 쇼핑몰 등이 밀집해 심야 이동 수요가 많은 합정역∼동대문역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 9.8㎞을 순환하게 된다.

A21 버스의 외관은 일반 시내버스와 크기나 모양이 다를 게 없었다. 운전자가 좌석에 앉은 모습 역시 그대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행법상 운전자석에 운전자는 타 있어야 한다"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교육을 이수한 운전자이고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4일 밤 11시49분쯤 서울 종로구 종로4가를 지나는 '심야A21' 버스 내부 모습. 승차용 출입문 바로 앞에는 오퍼레이터가 앉아있다. 버스에 달린 센서 9개가 실시간 도로 정보 등을 수집해 모니터링으로 전송하면 오퍼레이터가 이를 먼저 인지하고 특이사항 등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이처럼 자율주행버스에는 오퍼레이터와 안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운전기사가 항상 있다./사진=이승주 기자
4일 밤 11시49분쯤 서울 종로구 종로4가를 지나는 '심야A21' 버스 내부 모습. 승차용 출입문 바로 앞에는 오퍼레이터가 앉아있다. 버스에 달린 센서 9개가 실시간 도로 정보 등을 수집해 모니터링으로 전송하면 오퍼레이터가 이를 먼저 인지하고 특이사항 등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이처럼 자율주행버스에는 오퍼레이터와 안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운전기사가 항상 있다./사진=이승주 기자

버스 내부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운전석 바로 뒤편에는 승객용 좌석이 아닌 컴퓨터와 모니터가 자리했다. 각종 센서와 도로·운전 정보를 모니터링 하는 장치다. 이를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인 '오퍼레이터'는 첫 주행인 관계로 서울대 연구진이 대신했다.


승객들은 대부분 자율주행 버스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차영현씨(31)는 기사로 A21 버스 도입 소식을 접한 뒤 직접 타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차씨는 "아직 테스트중이니까 불안하지는 않다"며 "큰 차이를 모르겠고 앞으로 이런 자율주행 버스로 바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주행이 길어질수록 한계점은 드러났다. 주행 가능한 상황인지 판단이 지연되면서 멈춰 서는 장면이 이따금씩 연출됐다. 횡단보도 앞에서는 급정거 하는 바람에 취재진과 승객들 가방이 넘어지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백모씨(30)는 "다른 버스보다 다소 느린 것 같고 조금 더 덜컥거리는 것 같다"면서도 "심한 건 아니라 자율주행인 걸 모르면 '사람이 험하게 운전하는구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를 나온 방송국 조명이 버스 내부에서 전방을 비추자 버스가 멈칫하기도 했다. 카메라 조명을 뒤차가 사용한 상향등 불빛으로 오인한 것이다.

5일 오전 0시29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을 지나는 '심야A21' 버스 내부 모습. 운전자가 양 팔을 벌려 두 손을 번쩍 들고 흔들고 있다. 한국형 자율주행 기술 전문 벤처기업 에스유엠(SUM)의 박상욱 부장에 따르면 운전기사는 승객들에게 자율주행 버스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구역에서 이런 퍼포먼스를 가끔 보여준다. 운전자는 보통 운전에 개입하지 않지만 현행법상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 /사진=이승주 기자
5일 오전 0시29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을 지나는 '심야A21' 버스 내부 모습. 운전자가 양 팔을 벌려 두 손을 번쩍 들고 흔들고 있다. 한국형 자율주행 기술 전문 벤처기업 에스유엠(SUM)의 박상욱 부장에 따르면 운전기사는 승객들에게 자율주행 버스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구역에서 이런 퍼포먼스를 가끔 보여준다. 운전자는 보통 운전에 개입하지 않지만 현행법상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 /사진=이승주 기자

무인버스의 도래가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차씨는 "급정거시 젊은 사람들은 안전대를 잡거나 하면서 보호할 수 있지만 노인들은 좌석에 앉지 않으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이런 일이 밤중에 생겼을 때 정말 승객만 있다면 누가 책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서울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A21 버스 안에 전 좌석에 안전벨트를 설치하고 입석은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당분간 특별안전요원 2명이 탑승해 승객의 승하차를 지원한다.

또 서울시는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현재 무료인 A21 버스 요금을 내년 상반기 버스 요금을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운행 결과를 바탕으로 자율 주행 버스 노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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