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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 역할 '암줄기세포' 없애 치료"…패러다임 전환 꿈꾸는 이 회사

머니투데이
  •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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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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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픽 김형기 창업자·유승준 대표 인터뷰
창업자, 20여년 연구 교모세포종 정복 도전장
대표, 바이오 전략·기획 전문가…2021년 합류

"제가 교모세포종을 연구한지 20여년이 지났는데요. 표준치료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교모세포종 치료는 방사선 치료, 외과적 수술, 항암제 치료로 이뤄지는데, 여기서 항암제가 여전히 한 종류(MSD의 테모달)밖에 없죠. 이 테모달도 완치용이 아니고, 수명 연장용이예요. 높은 언맷니즈(Unmet Needs·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고자 창업을 결심했죠."
메디픽 창업자인 김형기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왼쪽)와 유승준 대표 /사진=박미리 기자
메디픽 창업자인 김형기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왼쪽)와 유승준 대표 /사진=박미리 기자

메디픽 창업자인 김형기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는 7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창업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메디픽은 김 교수가 2020년 7월 설립한 바이오 회사다. 현재는 김 교수가 CTO(최고기술책임자)로서 기술을, 유승준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유 대표는 고려대에서 줄기세포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센터장(연구위원),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상무) 등을 지낸 이력의 소유자다. 2021년 메디픽에 합류해 작년 대표에 올랐다.

메디픽은 교모세포종을 치료할 수 있는 '암줄기세포 표적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교모세포종은 뇌종양 중 4기에 해당하는 유일한 암"이라며 "증상에 대한 자각이 늦어 진단시 말기인 경우가 80%인데 치료도 어렵다"고 말했다. '뇌'라는 환경의 특수성 때문이다. 김 교수는 "뇌는 다른 장기보다 외과적 수술이 어렵다"며 "최대한 많은 암 덩어리를 제거하기 어려워 방사선과 함께 약물 치료가 중요한데, 뇌를 둘러싼 BBB(뇌혈관장벽)를 통과해 뇌조직에 들어가고 암세포로 들어가는 약물이 많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테모달은 BBB를 통과한다. "테모달이 기대 이하 효능에도 표준치료제로 쓰이는 이유"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교모세포종을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 고심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게 '암 줄기세포'다. 김 교수는 2016년 암줄기세포가 주변 환경의 도움없이도 스스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암덩어리를 이루는 암세포들이 모두 똑같은 역할을 하진 않는다. 어떤 암세포는 여왕벌, 또 어떤 암세포는 일벌의 역할을 한다"며 "여왕벌 역할을 하는게 암줄기세포(암덩어리의 0.1~5% 비중)"라고 말했다. 이어 "암줄기세포는 암을 재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다른 일반 암을 다 없애도 암줄기세포를 없애지 않으면 암이 재발할 수 있고, 새로운 암(전이암)이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항암제 대부분에는 이러한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그동안에는 어떤 암세포를 공격하냐가 아닌,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만 없애겠다는 컨셉으로 치료제가 개발돼 왔다"며 "일반 암세포들을 어느정도 없앨 수 있는 방안들은 나왔지만 뿌리가 되는 암줄기세포를 없애는 방안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메디픽은 암줄기세포 표적 항암제와 테모졸의 병행 투여로 항암 효과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유 대표는 "결과가 담보된 치료제를 아예 대체하는 항암제보다는 표준치료제와 함께 쓰일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항암제가 현장에서 수용되기 더 쉬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메디픽이 가진 암줄기세포를 죽이는 기술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뇌에서 자라는 암들은 지질(지방) 성분에 많이 의존한다"며 "지질 성분이 부족하면 제대로 자리를 못 잡는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인 뇌 전이암의 경우, 지질 성분을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세포들만 뇌에서 자리를 잡았고 그래서 전이암이 만들어졌다"며 "지질 성분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하면 전이암을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했고, 암줄기세포가 일반 암세포에 비해 지질 성분에 대한 의존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후엔 지질 성분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연구, SREBP라는 지질 생성을 촉진 유전자 발현 조절 인자를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메디픽의 암줄기세포 표적 항암제는 이 'SREBP' 기능을 막아 지질이 생성되지 않게 하고, 암세포들도 살지 못하게 하는 원리로 만들어진다.

현재 메디픽의 교모세포종 치료제 개발은 전임상 막바지 단계에 있다. 유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전임상을 마무리해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1상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내년 4분기 승인을 받아 2025년 1월부터 환자에 투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선택한 것은 희귀암 제도가 잘 돼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환자, 임상 의사 수가 많고 1상만 하면 저비용으로 단기간 내 개발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2상 데이터만 가지고 조건부 시판이 가능한 것도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희귀암인 교모세포종에서 폐암, 간암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유 대표는 "선행 연구 데이터상 폐암, 간암은 단독투여 개발이 긍정적"이고 했다.

유 대표는 이상과 현실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치료제, 기업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유 대표는 "교모세포종을 한다고 하면 누구든 '왜 어려운 암을 연구 하냐'고 묻는다"며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교모세포종 환자를 생각해 혁신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회사가 하나정도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교모세포종은 희귀암이다보니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안다"며 "교모세포종 치료제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혁신성과 함께 상품적 매력도가 있다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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