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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당할 일 없다" 공무원의 방패 상생법…기술탈취 中企 돕는다

머니투데이
  •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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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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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상생법 법사위 전체회의 통과...법원의 자료요청 권한 구체화
중소기업중앙회 "英·日, 법원이 조사 기관에 자료 제출 명령 가능...개정 수준 아쉬워"

지난 5월에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손해배상 소송 행정조사 자료 활용 입법 세미나. 앞줄 왼쪽 3번째부터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태관 재단법인 경청 이사장./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지난 5월에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손해배상 소송 행정조사 자료 활용 입법 세미나. 앞줄 왼쪽 3번째부터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태관 재단법인 경청 이사장./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부 직원이 손해배상 소송 걱정 없이 대기업의 기술탈취를 조사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할 수 있도록 바뀐 법안이 국회 본회의로 넘겨졌다. 중소기업계가 요구한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피해 구제가 이전보다는 수월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상생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술탈취를 당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을 때 법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특정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구체화한 것이 골자다.

지금의 상생법은 법원이 "기술탈취 사건의 기록 송부를 요구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 어떤 기록을 받을 수 있는지 명시하지 않아 법원이 활용하지 않고, 중기부도 요구에 따르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지난해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위탁 계약을 맺었다면 기술탈취 사건은 중기부가 조사한다. 조사 내용 중에 불가피하게 대기업의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을 수 있어 중기부는 대기업에 조사 내용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비밀 엄수' 계약을 맺는다.

조사 결과 기술탈취가 인정되면 중기부는 대기업에 과태료를 부과한다. 중소기업이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받으려면 별도로 손배소를 제기해야 한다. 중기부가 조사한 자료가 있다면 소송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법원이 조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도, 상생법 내용이 추상적인 상황에 보고서에 비밀 엄수를 약속한 내용이 포함됐다 보니 중기부로서는 보고서를 제출하기 어려웠다.

중기부가 지난해부터 기술탈취 조사를 시작해 아직 알려진 피해 사례는 없지만, 하도급법에 따라 하도급계약의 기술탈취를 조사해왔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업비밀, 개인정보 등 추상적인 이유로 법원에 조사 문서를 송부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아 상생법도 같은 문제를 노출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2011~2015년 태양광 설비 회사 에스제이이노테크는 태양광 스크린 프린터를 대기업 G사에 납품하고, 공정 샘플과 매뉴얼 도면까지 제공했다가 기술을 탈취당해 손배소를 제기했다. 법원이 조사 자료를 요청했지만 공정위는 '공무 중 취득한 자료는 유출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2019년에는 공정위가 기술탈취를 인정해 과징금까지 부과했는데, 법원에 조사 자료는 제출하지 않아 모 중소기업이 손배소는 패소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하도급법이 지난해 먼저 개정돼 공정위의 문제는 개선됐고, 남은 상생법까지 올해 개정되면 중기부도 중소기업 기술탈취 피해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상생법 개정안은 법원이 중기부에 △사건 관계인, 참고인 또는 감정인 진술조서 △대기업이 제출했거나 현장 조사 과정에 확보한 기록 목록 △그밖에 해당 사건 조사 기록을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렇게 받은 자료도 영업비밀에 관한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법원이 손배소의 피고인 대기업에 블라인드에 해당하는 내용 제출을 명령할 수 있어 문제가 해결된다.

그동안 중소기업계는 △법원이 중기부, 공정위에 자료 요청 △자료 토대로 블라인드 내용을 공개하라고 대기업에 명령, 이렇게 두 단계를 거치지 말고 법원이 중기부, 공정위에 말끔히 자료 공개를 명령할 수 있게 하자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중기부, 공정위는 손배소에 제3자격이고, 민사소송법은 제3자에 공문서 제출을 요구할 수 없게 돼 있어 상생법 개정만으로는 불가능한 사안이다.

중기부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소기업 기술탈취 피해는 298건, 피해금액은 3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상생법 개정을 "법원에 자료 제출 거부 등 문제가 표면에 드러나기 전에 법의 미흡한 점을 바로잡은 것"이라 평가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개정만으로도 중소기업이 기술탈취 피해를 구제받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영국과 일본은 법원이 조사기관에 자료 제출을 직접 명령할 수 있는데 한국 법체계는 어려워 아쉽다"고 밝혔다.

상생법 개정안은 오는 8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여야 이견이 적어 의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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