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바이든 대통령 탄핵 조사 결의안 통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AFPBBNews=뉴스1

미 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탄핵 사유가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탄핵 조사 결의안을 13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이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원은 찬성 221대 반대 213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원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을 지내면서 정책결정에 개입, 가족에게 특혜를 몰아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자 법무부를 통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날 헌터 바이든은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공개 청문회에 참석하라는 하원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헌터 바이든은 "지금 여기서 공개적으로 증언하겠다"며 "공화당은 공개 절차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근거 없는 질문과 정치 전략이 대중 앞에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공화당은 나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했다"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두고 존재하지도 않는 뇌물의 결과라고 계속 주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터 바이든은 부친의 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임원으로 일하면서 상당한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합병하자 미국과 국제사회가 맞대응에 나섰다. 이를 두고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측에서 바이든을 향해 로비를 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법무부의 헌터 바이든 수사 개입 의혹은 국세청(IRS) 조사관들의 증언에 근거를 두고 있다. IRS 조사관 게리 섀플리, 조셉 지글러는 지난 5월 미 하원에 비공개 출석해 헌터 바이든을 탈세 혐의로 기소하려 했으나 법무부가 가로막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헌터 바이든은 불법 총기소지와 탈세 등 혐의로 기소돼 있다. 수사를 맡은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헌터 바이든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최소 140만 달러의 세금을 포탈했다고 공소장에서 밝혔다.

한편 이번에 통과된 탄핵 조사 결의안은 전임 하원의장인 케빈 매카시가 지난 9월 발의한 것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헌터 바이든 비리를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 없이 결의안을 밀어붙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매카시 당시 의장 주도로 일방 처리됐다고 한다.

민주당은 헌터 바이든에 대한 비공개 청문과 바이든 대통령 탄핵 조사 결의안 통과 모두 공화당의 정치 전략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공화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언 일부분만 집어내 왜곡하려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물론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하원이 바이든 탄핵소추안을 만들어 본회의 표결에 부치더라도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