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도 전문가 도움 없이 '로봇팔 티칭' 빠르고 간편하게 한다

ETRI 연구진이 위자드 앱을 사용해 로봇을 티칭하는 모습/사진=ETRI

로봇팔을 설치한 공장에서 신규 상품을 생산하면 전문가를 불러 로봇팔 작동 프로그램부터 다시 짜야한다. 이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공정 설비를 가동하는 데 큰 걸림돌이 돼 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 티칭용 '위자드'(Wizard)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기존 몇 주에서 몇 달간 이상 장시간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로봇 프로그램 작업을 비전문가인 일반 사용자가 단 몇 분 내에 개발할 수 있다. 즉, 복잡한 모션 제어가 필요한 로봇의 고난도 작업을 별도의 프로그래밍 없이 쉽게 티칭할 수 있다. 여기서 티칭이란 로봇 투입 공정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작업에 맞춰 로봇이 작동하도록 관련 데이터를 입력·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ETRI 로봇IT융합연구실 동지연 임연구원은 "어려운 작업도 단계별로 VR(가상현실) 컨트롤러와 같은 기기를 사용해 로봇의 움직임을 지시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기존 프로그래밍을 이용한 로봇 티칭에 비해 쉽게 로봇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팔의 속도, 가속도, 접촉력 등의 제어를 간편하게 세팅할 수 있다"며 "향후 중소·중견 제조업체의 생산성 향상과 산업 자동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TRI 연구진이 로봇을 이용한 샌딩 작업 중 경유점을 지정하는 모습/사진=ETRI

작동법은 간단하다. 위자드와 연동되는 휴대용 티칭 기기를 사용하면 된다.


ETRI는 이번 기술을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 있는 뉴로메카 포항지사에서 로봇 연마공정( 제품 표면을 깨끗하게 닦아 마무리 손질하는 공정) 에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사용자가 티칭 기기를 사용해 로봇이 작업하고자 하는 위치를 공간상 네 개의 점만 지정해 주면 경로를 일일이 알려주지 않아도 로봇이 알아서 척척 연마할 면을 찾아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복 시험평가 결과 로봇이 표면의 수직 방향으로 제어하는 힘을 10~30N(뉴턴, 1N은 1kg의 물체에 1m/s2 가속도를 발생시키는 힘) 범위에서 힘을 약하게 주거나 강하게 주어 닦을 때 대비 목표값의 90% 이상 성능으로 유지하면서 샌딩 작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 샌딩 작업 이외에 문 열기와 닫기, 부품 체결과 분리 등의 작업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ETRI 연구진이 로봇 문 열기, 닫기에 대한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는 모습/사진=ETRI

ETRI는 계명대학교 사용성평가연구센터와 미국 조지아텍에서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위자드의 활용성 및 적용 분야를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TRI 강동엽 로봇IT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은 "향후 양팔 로봇, 4족 보행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에 대한 티칭 및 제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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