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군대, 여자는 카페…한국 '남녀갈등' 조장하는 AI? 알고 보니

이미지 생성형 AI가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모델로 만들었다고 알려진 20대 한국 남녀 모습이 논란이다. 애초 이용자가 극단적인 명령어를 입력했을 것이라는 의견과 성 고정관념을 AI가 답습한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I가 그린 한국 남녀'를 주제로 한 여러 종류의 사진이 게시됐다.


해당 사진은 이미지 생성형 AI 서비스가 내놓은 그림으로 보인다. 좌측에 여성이, 우측에 남성이 단체로 앉아있다. 남성은 눈 내리는 날씨에 천막을 치고 훈련하는 모습이다. 여성은 커피전문점에서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미지 생성형 AI가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또 다른 그림에서도 남녀 모습이 역시나 극단적으로 묘사돼 있다. 남성은 주로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모습이다. 표정은 대부분 우울하다. 반면 여성들은 즐거운 표정을 하고 커피전문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한 누리꾼은 "이게 진짜 현실이다"라고 답글을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AI가 그린 그림에 조작 논란이 왜 불거지냐"며 현실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의도적으로 프롬프트(명령어)를 작성해 생성한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20대 한국 남녀를 그려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군복을 입은 남자들과 카페에 앉아 이야기하는 여성을 대비해 그려달라'고 구체적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해당 이미지가 나온다는 것.

이에 "남녀갈등 조장하는 거 아니냐" "누가 봐도 갈등 조장하려고 만든 그림 들고 와서 열을 내는 꼴" 등 반응이 나왔다.
생성형 AI에 직접 '20대 한국 남녀 모습' 요구해 보니

'뤼튼'에 '20대 한국 남녀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요구하자 나타난 그림. /사진=뤼튼 갈무리

실제 '뤼튼'(Wrtn)과 '라스코AI' 등 생성형 AI 서비스에 '20대 한국 남녀의 모습'(A group portrait of Korean men and women in their 20s)을 그려달라고 요구한 결과, 게시글에 확산한 종류의 그림은 나타나지 않았다.

뤼튼이 생성한 그림에는 남녀가 뒤섞여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눈동자 초점이 맞지 않거나 손가락 개수가 채 5개가 되지 않는 사람도 여럿 보이며 완성도가 떨어졌다. 군복을 입고 있거나 커피전문점에 모여 앉아있는 특정 상황이 연출되지 않았다.

'라스코AI'에 'A group portrait of Korean men and women in their 20s'를 주문하자 나타난 그림. 군복을 입거나 커피전문점에 간 남녀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진=라스코AI 갈무리

또 다른 생성형 AI 라스코를 통해 주문한 그림에서도 특정 상황이 묘사되지 않았다. 대신 만화 캐릭터처럼 흰 얼굴에 큰 눈을 한 남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글자가 적힌 가게 앞 거리에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잘 차려입은 남녀가 증명사진 찍듯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도 생성됐다.

이 때문에 한 누리꾼도 "그냥 대한민국 20대 초반 남녀 그림 그려줘 해서 저런 그림 안 그려진다"며 "최소 '20대 초반의 남자 군인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총을 들고 앉아서 대기하고 있고 20대 초반 여성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며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대칭해서 그려줘'라고 디렉션을 줘야 저 정도 그림이 나온다"고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