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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대부의 조언 "예측말라…개인은 장기·분산투자가 답"

머니투데이
  • 대담=반준환 증권부장
  • 정리=이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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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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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진=이기범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품이다. 개별 주식을 고르지 않아도 투자 방향만 잘 정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의 장점, 언제든지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수 있는 주식의 편리함이 더해지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다.

한국 ETF 순자산총액은 2020년말 52조원에서 2023년말 121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반도체 업황이 좋을 것 같으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 대신 반도체 ETF를 먼저 보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 대표는 한국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선보인 인물이다. '한국 ETF의 아버지'라는 그는 2002년 삼성자산운용에서 국내 첫 ETF를 선보였고 아시아 최초의 인버스 ETF와 레버리지 ETF를 상장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 대표는 2022년 한투운용 지휘봉을 맡아 이직한 후 새로운 ETF 브랜드명 에이스(ACE)를 안착시켰고 차별화된 ETF를 선보이는 등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배 대표 부임 후 한투운용의 순자산액은 2배이상 늘었고 시장점유율도 5% 수준으로 올랐다. 배 대표를 만나 투자철학과 조언을 들어봤다.

-지난해 ETF 부문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성장세가 컸다.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신규로 사들인 ETF 규모는 약 1조8000억원 정도다. 이중 한투운용 비중은 약 7500억원이다. 한투운용이 그만큼 고객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잘 낸 것이라고 자평한다. 한투운용은 원래 펀드의 강자였다. 그러나 이제 ETF가 대세라고 생각하고 치열해진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ETF의 비즈니스 모델은 △상품개발 △운용 △마케팅 등 크게 3가지다. 어떤 ETF를 만들어서 어떤 포트폴리오로 운용하고 이를 고객에게 어떻게 파느냐가 핵심이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는 운용수익률만 높으면 잘 팔리는 액티브 운용에 전념해왔다. 그러나 ETF와 같은 인덱스 상품은 다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개발해 마케팅해야 의미가 있다. 올해에도 고객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최근 ETF 시장이 커지면서 유사상품 출시, 제살깎는 운용보수 등 선을 넘는 경쟁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전 세계 ETF 시장 중 경쟁이 가장 심한 곳이 우리나라다. 보통 미국 ETF 시장이 국내보다 5년가량 앞서 있다고 본다. 그런데 최근 신규 출시되는 ETF는 한·미 양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나오니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지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ETF상품도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ETF의 큰 그림은 같더라도 세부적인 부분에선 운용구조를 달리하는 차별성을 둔 상품을 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기술주로 구성된 ETF를 만든다고 할 때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상품을 만들지 말고 각 사의 운용철학이 가미되면 좋다. 우리가 지난해 9월 상장한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는 이런 고민이 담긴 상품으로 다른 기술주 ETF와 달리 매그니피센트 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구글, 메타, 엔비디아, 아마존)에 초점을 뒀고 시장반응도 좋았다. 상품은 운용사의 자존심이 걸려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지나친 보수경쟁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한투운용이 앞섰던 '한국판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의 경우 'ACE 미국배당다우존스'(구 ' ACE 미국고배당S&P') ETF가 가장 먼저 출시됐지만 이후 유사상품이 잇따라 나오는 등 경쟁이 경쟁을 부르면서 이제는 운용보수 뿐 아니라 배당까지 복잡해진 상품이 됐다. 출혈경쟁이 부른 폐해다.

-국내 ETF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인버스 ETF를 활용해 단기투자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
▶비단 ETF 뿐 아니라 전반적인 투자문화가 개선돼야 한다. 기대수익이 있는 만큼 잠재위험이 있다는 건 투자의 기본이다. 잠재위험이 크면 그에 맞춰 투자원칙을 정해야 하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연속해서 큰 이익을 얻으려는 성향이 크다. 특히 부유한 이들보다 자산이 적은 사람들이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 우리가 주식에 투자해서 9번을 모두 성공해도 마지막 10번째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발생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나는 분산투자, 장기투자, 적립식투자, 저비용투자라는 4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시장마켓 타이밍(증시를 예측해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분석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금융기관이 내놓는 시장전망도 매년 틀리곤 한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지난해 증시전망이 다르지 않았다. 모두가 '상고하저'를 말했지만 완전히 틀렸다. 전문가도 틀리는데 일반 투자자는 오죽하겠는가. 개인들은 액티브 투자보다는 인덱스에 집중하는 패시브 투자가 적합하다. 미래 특정 시점까지 수익을 내고자 한다면 자산 배분이 잘된 포트폴리오가 반드시 필요하다.

-둔화된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아울러 성장이 빠른 ETF 시장에는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공모펀드를 누구를 위해 활성화하려는 건지 되짚어 봐야 한다. 일반 투자자들은 공모펀드가 없어도 투자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현재의 상황은 결국 기존 운용사들이 먹고살지 못해서 벌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자산운용사는 운용업의 많은 부분을 침해받고 있다. 일례로 증권사는 랩·신탁이 있기 때문에 운용사 상품판매 요인이 약하다. 이처럼 운용사의 업이 줄어든 상황에서 그나마 돈을 버는 건 ETF 사업을 크게 하는 대형 운용사 정도다.

ETF 시장 성장은 현행 제도 내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유사 상품 상장 제한을 위해 정성평가를 도입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 업계 내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까지 제 3자에게 규제해달라고 하는 셈이다. ETF 산업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투운용이 그리는 펀드시장의 미래는 무엇인가.
▶시간이 지나며 수익이 불어나는 재미가 있는 상품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놓고 항상 마음을 졸여야 하는 것은 투자의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라 본다. 투자자 대부분은 인덱스 투자가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상품을 고를 땐 시장 타이밍을 제는 매매를 하다가 결국 손실을 입고, 본전이 되면 팔고 나가는 방식을 되풀이해왔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투운용에 부임한 2022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솔루션본부'를 세웠다. 고객을 위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산배분 솔루션(해답)을 제시하겠다는 뜻이다. 자산배분 솔루션의 가장 대표적인 게 TDF(타깃데이트펀드)다. 한투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는 패시브 전략으로 운용해 업계 TDF 수익률 선두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트랙레코드가 점점 쌓여가면 고객들이 점차 더 알아봐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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