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록 경신' 99세 할머니 "수영하면 모든 걱정 사라져"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99세인 베티 브뤼셀은 지난 주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새니치에서 열린 수영 대회에 출전, 100~104세 부문 400m 자유형, 50m 배영, 50m 평영까지 총 3개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은 400m 자유형 경기를 마친 브뤼셀의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마스터 덕스 스위밍' 영상 캡처

"무슨 일이 생기든 항상 수영을 해요. 그럼 모든 걱정을 잊게 되죠."

캐나다의 99세 할머니가 수영대회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베티 브뤼셀(여·99)은 지난 주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사니치에서 열린 수영 대회에 출전, 100~104세 부문 400m 자유형 종목에서 기존 기록을 4분가량 단축한 데 이어 50m 배영, 50m 평영에서도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수영은 선수 출생 연도를 기준으로 연령대를 구분한다. 1924년 태어난 브뤼셀은 만으로 100살이 되진 않았지만, 출생 연도에 따라 100세 이상 104세 이하로 분류됐다.

192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브뤼셀은 이후 1959년 남편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했다. 브뤼셀은 60대 중반부터 브리티시 컬럼비아 시니어 경기에 참가하면서 처음으로 경쟁에 눈을 떴다. 브뤼셀은 "경기할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단지 완주까지 몇 바퀴가 남았는지 셀 뿐이다. 마지막 바퀴에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친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브뤼셀은 정식 훈련 없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꾸준히 수영을 연습해왔다. 수영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기록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수영을 할 뿐"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브뤼셀은 수영뿐 아니라 독서, 십자수, 뜨개질, 퍼즐 맞추기 등 소소한 취미를 즐기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브뤼셀은 "70세가 된 막내가 '엄마는 이제 늙었다'고 하지만 난 내가 늙었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무슨 일이 생기든 항상 수영을 한다. 그럼 모든 걱정을 잊게 된다. 기록을 세우면서부터는 스스로가 조금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