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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실수 사고, 내가 왜 감옥 가야 하죠?"…83만 사장님 분통

머니투데이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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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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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유예 결국 무산

서울 종로의 음식점 거리./자료사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촉구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2024.01.25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법) 유예안이 25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오는 27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도 법이 적용된다. 83만 영세기업과 자영업자가 대상에 포함돼 앞으로 다수의 처벌사례가 쏟아질 전망이다.


25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50인 미만 5인 이상 사업장은 전국에 83만개로 근로자 수는 893만명으로 추산한다. 5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842만명보다 많은 수다. 법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2배가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법 적용을 받는 대상은 3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50인 미만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264명으로, 50인 이상 사업장 124명보다 곱절 많다. 264명이 사망한 사업장 사업주는 지난해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지 않았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법 적용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중소기업계는 중대재해법 유예가 사실상 무산되자 허탈함과 공포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50인 미만 중대재해법 유예 연장 무산으로 중소기업은 의도치 않은 사고로 폐업이 속출하고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 역시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사장 모임에 가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모르는데 폐업을 하는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의 음식점 거리./자료사진
서울 종로의 음식점 거리./자료사진
자영업자의 경우 대부분 중대재해법 적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내용을 듣고 나자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마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음식점에서 무슨 심각한 사고가 나겠느냐"면서도 "직원 실수로 사고가 난다고 내가 왜 감옥에 가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음식점 등은 직원을 10명 넘게 두더라도 운영시간에 따라 상시근로자 수를 5인 이하로 줄일 수 있지만, 내용을 몰라 중대재해법 적용대상이 되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법을 피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루 벌이에 급급한 자영업자의 사정을 고려하면 현실로 닥쳐야 심각성을 인지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몇 년 전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 직원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는 자영업자 C씨는 "30년 무사고 현장도 사망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매년 산업현장에서 600여명이 사망하는데 올해 갑자기 사망자가 안 나오리란 보장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한 중대재해법보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법률이 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이근우 가천대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형사법적 쟁점과 개선방안'이란 주제발표에서 "소규모 사업장 사업주는 실질적으로 안전 의무를 파악하고 준수하기 힘들 뿐 아니라 사업, 작업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쉽다"며 "또 사업을 지배, 장악하고 안전보건 위해조치와 비용지출을 결의하는 자로 보기에 훨씬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최고 책임자가 누구냐를 따져볼 여지가 있겠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사업주가 모든 책임을 떠안을 것이란 예상이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역시 "영세업체는 현재같은 여건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추더라도 서류작성에 집중할 것"이라며 "안전보건수준은 향상되지 않고 형식적인 관리만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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