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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딸도 살려냈다...철지난 웹툰 1주만에 애니로 부활, 비결은

머니투데이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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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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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조규석 투니모션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조규석 투니모션 대표/사진=투니모션
조규석 투니모션 대표/사진=투니모션
만화는 인간이 만들고 즐긴 가장 오래된 문화콘텐츠 중 하나다. 옛날엔 종이를 옆으로 넘기는 맛이 있는 종이 만화책을 봤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밀어 올리며 보는 디지털 만화 '웹툰'을 주로 본다. 이 웹툰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전환해 부가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콘텐츠 업사이클링'으로 주목을 이끈 이가 있다. 투니모션 조규석 대표다.


이 회사가 2022년에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말단 병사에서 군주까지' '너와 나의 눈높이' '달달한 그녀' '화화원행기 '니브' 등 총 5개다. 통상 TV, 극장용 애니 1편을 제작하는데 드는 기간이 2~3년 정도인데 1년에 5편이면 경이로운 퍼포먼스라 할만하다. 2023년부터는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우렁강도' '낮에 뜨는 별' '황녀, 미친 꽃으로 피어나다'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 등을 추가 제작중에 있고, 그 중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는 올해 1월 런칭했다. 비결이 뭘까. 조 대표는 "자제 개발한 디지털 컷아웃 기술을 활용해 제작 기간을 기존 대비 8분의 1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원작 웹툰을 애니로 전환하므로 스토리보드나 애니메틱스(스토리보드 그림을 실제 시간에 맞게 편집해 영상화한 것), 모델링 채색 편집 등 기존에 손 많이 가는 복잡한 과정은 대부분 생략된다.
투니모션 직원이 사운드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투니모션
투니모션 직원이 사운드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투니모션
'AI(인공지능) 성우'도 도입했다. TTS(텍스트투스피치) 버전 AI 성우 10명을 최근 개발 완료하고 작업에 투입했다. 다만, 감정이 폭발하거나 억누르며 대사를 읊는 장면, 흐느끼며 말하는 목소리 연기는 아직 사람이 대신한다. 또 애니 1편당 4분을 넘지 않도록 편집한다. 더 짧은 건 2분30초 분량이다. 이런 숏폼 형태 애니가 50화 정도로 이어지며 전체 스토리를 풀어낸다.

조 대표는 "만화 원작을 TV나 극장판으로 옮기려면 각색을 다시 하고 그림 품질도 높이고 캐릭터도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 부가적인 과정이 별도로 들어간다"며 "웹툰 소스를 재가공해 사용하는 애니의 핵심은 웹툰의 느낌을 그대로 영상화하는 것으로 스토리 흐름, 그림체 등을 똑같이 옮기되 몰입감 있는 소리를 가해 살아 있는 그림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니 역시 웹툰의 특징인 '스낵컬처'라는 결을 따르도록 했다는 부연이다. 웹툰 기반 애니의 시청 환경 역시 모바일이란 점을 고려할 때 따를 수 밖에 없는 룰인 셈이다.

마왕의 딸도 살려냈다...철지난 웹툰 1주만에 애니로 부활, 비결은
이 같은 제작 공정 단순화를 통해 웹툰 1편당 3인 이하 작업자가 붙어 1~2주내 제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제작 프로세서를 80% 가량 줄인 덕에 제작비는 TV, 극장판에 비해 최대 10분 1 정도로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빠르게 찍어낸 애니는 '슬램덩크', '진격의 거인', '귀멸의 칼날'처럼 디테일한 영상미를 뿜어내지는 못한다. 화려한 영상미가 가득한 극장 애니 수준에 맞춰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과연 충족시킬 수 있을까.

투니모션의 대표작 '너와 나의 눈높이'의 경우 2022년 5월 애니메이션 전문 플랫폼 라프텔에서 2주간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작년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온 등에서도 인기 상위권을 차지한 바 있다.

조 대표는 "라프텔은 일본 애니가 가장 많은 플랫폼으로 역대 한국 애니가 1등을 찍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웹툰이 그림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스토리의 흡입력 때문에 보는 것처럼 애니도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역점을 뒀으며, 기존 원작 웹툰 팬층의 유입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때론 애니 방영으로 원작 웹툰이 다시 읽히며 각각의 만화 플랫폼에서 '차트 역주행' 효과를 발휘한다. 조 대표는 "한 해 평균 8000편의 웹툰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이중 애니로 재탄생하는 건 2.5% 뿐, 97.5%가 일회성 소모 콘텐츠로 사라진다"며 "우리 솔루션을 더욱 고도화해 더 많은 웹툰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투니모션 대표 작품들 포스터/사진=투니모션
투니모션 대표 작품들 포스터/사진=투니모션
요즘 웹툰 원작 기반 애니메이션 시장은 그야말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형국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러브콜이 쏟아진 탓이다. 투니모션은 현재 20개 이상의 웹툰 IP를 확보하고 다양한 장르의 숏폼 애니를 제작할 예정이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이사로 업계 경력 20년인 조 대표는 "일각에선 숏폼 애니를 '무빙툰'이라고 부르는데 너무 싸구려 콘텐츠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우려가 있다"며 '라이트 애니메이션'이란 새 장르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웹툰이 살아남으려면 드라마, 영화, 애니 등으로 IP가 재활용되는 '입체적 저작물'로 가야한다"면서 "새로운 포맷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최대한 빠르게 돕는 기술 기업이 많아지면 K콘텐츠의 경쟁력과 파급력도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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