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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건국전쟁'에 등장한 원자력의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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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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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규 원자력연구원장
설 연휴기간에 다큐멘터리영화 '건국전쟁'을 봤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거나 모르고 있던 여러 사실을 제대로 알게 돼 감명이 깊었다. 특별히 영화 말미에 이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로 원자력 개발 추진이 등장한 대목에 이르러선 각별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일었다.


우리나라가 휴전 3년 후 피폐하던 시절인 1956년 문교부에 원자력과를 신설해 세계적으로도 아주 이른 시기에 원자력 개발을 시작한 것은 이 대통령의 탁월한 국제정치적 혜안과 독립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1954년 민간기업의 원자력 참여를 허용하는 원자력법 개정을 통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진작하고 이에 대한 국제공조를 추진했다. 우리나라는 바로 그 이듬해 '원자력의 비군사적 이용에 관한 한미협력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1957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1956년부터 4년간 150여명의 원자력 국비유학생을 파견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60달러선에 불과할 정도로 가난했던 나라에서 원자력 관련 국제활동과 해외 교육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원자력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과 기대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원자탄뿐만 아니라 머리에서 캐는 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다. 1959년 진행된 첫 원자로 기공식에서 시삽을 한 이 대통령은 "장차 원자력연구소는 훌륭한 아토믹머신(Atomic Machine)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통해 우리나라 원전기술 개발에 큰 기대를 표출했다.

이 대통령에 의해 시작된 우리나라 원자력 개발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굳건히 이어져 1971년 고리1호기가 착공돼 1978년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이후 45년간 우리나라에선 27기의 원전이 운영되며 4조4000억kWh의 전력을 아주 낮은 비용으로 생산했다. 이는 그간 총발전량의 3분의1 정도가 될 만큼 많은 양이다. 이렇게 상당량을 차지한 원자력의 발전원가가 한동안 kWh당 40원선, 혹은 그 이하로 매우 쌌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낮게 유지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1980년 약 1700달러에서 2020년 약 3만2000달러로 19배 정도 높아졌다. 반면 kwh당 전력 판매단가는 51원에서 110원으로 2.2배 수준이 되는데 그쳤다. 이렇게 낮게 유지된 전력비용이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싼 전기요금 덕택에 국민 대부분이 가정에서 전기를 풍족하게 쓰며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지난 2~3년간 원자력의 경제성이 더욱 부각됐다. 연간 매출액이 60조원 규모였던 한전은 2022년 30조원 넘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23년 전력 판매단가는 153원으로 인상됐다. 2년 전 수준에 비해 무려 40%가량 인상된 것이다. 전기요금의 과도한 인상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는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꾸준히 지속된 지구온난화가 지난해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져 지난해 지구 평균온도는 1900년 이전보다 1.54도 높아졌다.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더 분명해진 것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해가는 과정에서는 발전분야뿐만 아니라 수송과 산업분야에서도 화석 에너지원을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대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탄소 에너지 비용의 과도한 상승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저비용 청정 에너지원인 원자력 비중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부지요건에 제약이 있는 대형 원전만으론 원자력 비중을 확대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소형화와 혁신화를 통해 안전도가 대폭 향상되고 전기뿐만 아니라 열 공급도 가능하도록 용도를 다변화한 SMR(소형모듈원자로)로의 조속한 실증을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SMR 개발과정에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의지가 있는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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