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앗, 이것도 불법이라고?"…美, 첫 '그림자 내부거래' 판결 나온다

머니투데이
  • 송지유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2024.02.21 15:46
  • 글자크기조절

미 SEC, 경쟁사 옵션 거래한 바이오업체 임원 고발…
화이자에 피인수 사실 알고 '단타'로 차익 실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전경/로이터=뉴스1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사의 비공개 정보를 취득한 뒤 경쟁사 옵션에 투자해 차익을 얻은 한 바이오업체 임원을 고발했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로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AFPBBNews=뉴스1
미국의 한 바이오업체 임원이 자사의 중요한 경영정보를 이용해 경쟁사 주식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이른바 '그림자 내부자 거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 법원이 기업 임원의 경쟁사 주식 매수 행위를 불법으로 판단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오제약업체 메디베이션 임원 매튜 파누와트의 경쟁사 주식 거래를 일종의 내부자 거래로 판단해 고발했다. 미 법원은 지난해 11월 관련 재판을 승인, 다음 달 판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법원에 제출된 SEC 고발 자료에 따르면 파누와트는 지난 2016년 대형제약사인 화이자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메디베이션을 150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직후 경쟁 바이오업체인 인사이트 주식 옵션 거래에 나섰다.

항암제 개발사인 메디베이션이 화이자에 팔리면 경쟁사의 주가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고 인사이트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보는 옵션을 미리 사들였다고 SEC는 봤다.

파누와트는 인사이트 옵션을 매수한 지 몇 일 뒤 일부를 매각해 큰 차익을 남겼다. 이어 수주일 뒤 나머지 옵션 매각으로 손실을 봤지만 일련의 거래로 총 12만달러(1억6000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SEC는 당시 메디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비공개 정보를 취득한 직원들에게 다른 회사 주식 거래를 금지한다고 미리 통보한 점, 회사가 화이자에 피인수되는 사실을 알게 된 지 7분 뒤에 해당 임원이 회사 컴퓨터로 옵션 거래를 한 점 등은 이번 사안이 범죄 행위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파누와트는 자신이 메릴린치 투자은행 출신 금융전문가이며 관련 투자가 내부자 거래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소송을 피하지는 못했다. 그는 또 화이자의 메디베이션 인수 소식은 수개월 전부터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비밀이 아니었고, 당시 집안에 복잡한 일(아들의 병원 입원)이 있어 CEO의 이메일을 받은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 역시 파누와트의 경쟁사 주식 매수는 우연한 시기에 적절한 투자를 한 것으로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림자 내부자 거래'를 불법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점도 피력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전경/로이터=뉴스1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전경/로이터=뉴스1
다음 달 미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금융시장에서 내부자 거래 범위·방식 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EC는 파누와트가 남긴 차익의 3배를 벌금으로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파누와트가 상장사 임원이나 관리자로 일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조건도 달았다.

현재 미국 관련 법에서 내부자 거래에 대한 정의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이번 SEC의 판단과 법원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WSJ는 짚었다. 기업 임원이 자사 주식이 아닌 경쟁사 주식을 사는 '그림자 내부자 거래'가 불법으로 인정될 경우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내부자 거래에 대해 연구해 온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다니엘 테일러 교수는 "메디베이션과 인사이트의 주가는 수년간 같은 흐름으로 움직이는 상관관계에 있었다"며 "내부자 거래의 범위를 동종 기업으로 확대한 SEC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SEC가 규모가 크지 않은 이 사건을 법원까지 끌고 간 것은 미국 내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등 내부 정보를 이용해 경쟁사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미리 사들이는 '그림자 내부자 거래'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지난해 호주 시드니공과대학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9~2021년 미국에서 M&A를 결정한 3209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해당 기업을 포함한 ETF 거래량이 발표 5일 전까지 통상적인 수준보다 50% 이상 급증하는 이상 거래가 포착됐다. 회사 임직원이 자사 기업 주식을 사고 팔면 규제 당국에 적발될 확률이 높지만 경쟁사나 ETF에 투자할 경우 감시망을 피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봤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나만 없나봐" 1092% 폭등한 이 주식…K증시 10루타 친 비결은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2023 대한민국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