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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준위 방폐물, 땅속에 가둘 실체적 증거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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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재)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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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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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장·처분 안전관리기술 선도국 추격 중
- 땅속 우라늄 수십만 년 동안 제자리 증거 찾아
- 주민 입지 동의가 관건, 부지선정 절차 담은 특별법 필요

김경수 (재)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장.
원자력 발전에 사용된 핵연료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이 자연 상태의 수준으로 줄어들려면 10만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류가 바위에 기록을 시작한 게 2만여 년에 불과하다는 잣대로 본다면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땅속 깊이 묻는 것이 이들을 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결정했다.


1980년대 초부터 세계적으로 심도 있는 안전성 검증을 거쳐 이제 내년이면 핀란드가 최초로 처분을 시작하고 스웨덴이 2년 뒤에 처분장을 건설하게 된다. 프랑스는 처분장 건설 허가 심사 중이고, 캐나다는 올해 최종 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가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가운데 일본이 북해도 두 곳에서 지질조사 시행을 위해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이렇게 여러 나라가 분수령을 넘게 된 이유는 40년 넘게 기술을 개발하고 설계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데이터가 쌓인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핵심기술개발사업'을 통하여 선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혀가고 있고 2030년대부터는 지하연구시설에서 우리나라 지질조건에서도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음을 실증하는 데이터를 생산하게 된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과학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자와 일반 대중들은 '과연 우리나라에도 적합한 땅이 있는가, 안전하다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지질학자로서 필자는 이 궁금증에 대하여 명확한 답을 주고자 한다. 우선 처분장에 적합한 곳에 관해서 말하자면 원자력안전법에서 규정하는 안정하고 균질한 암반은 도처에 분포하고 있어서 부지를 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없다. 정작 부지를 정하는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에서 정하는 부지선정 절차에 따라 해당 지역사회의 동의 여부에 달려있다.

그다음 질문인 장기간에도 안전한가에 대한 과학적 논거는 주로 실험을 통해서나 모델링 기법으로 제시하는 것인데 시공간적으로 자연 상태 본연의 것을 정확하게 제시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가장 직관적인 증거는 실제 자연에서 방사성핵종이 긴 시간 동안 움직인 현상이 되겠지만 세계적으로도 보고사례가 많지 않다.

최근에 사업단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자연 상태의 증거를 찾아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주대·전북대·서울대학교 공동연구진들은 우라늄 광체 인근의 상수원 수질이 식수 기준에 적합한 것을 확인하고 과학적 연구를 통해 땅속의 우라늄 물질이 수십만 년 동안 70m를 벗어나지 못한 것을 밝혔다. 이것은 땅속 환원 상태의 지하수에는 방사성핵종이 바로 침전되거나 주변 광물에 흡착돼 지하수에 녹아 흐르지 못한다는 의미여서 안전한가에 질문에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 다행히 그간의 여러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우리 국토의 지하 300m 하부의 지하수는 대략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준위 방폐물의 안전관리 기술과 안전성을 제시할 수 있는 증거는 계속 축적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이다. 지역사회의 시설입지 동의가 없으면 기술과 증거는 다 소용없게 된다. 주민 합의를 전제로 하는 부지선정 절차 등을 포함하는 특별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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