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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없어 수출만…풍력시장 커지면 韓 기업 웃는 이유

머니투데이
  • 권다희 기자
  • 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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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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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그린비즈니스 '쩐의 전쟁': 해상풍력 ②국내시장 없이 글로벌 경쟁 중인 한국 기업들

[편집자주]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7배 급성장이 예상되는 해상풍력 시장. 중국이 최근 3년새 전세계 공급망을 장악하며 유럽을 추월했고, 대만·베트남·일본·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해상풍력 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한국은 제도 부족 등으로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유럽의 대형 개발사들은 한국의 공급망·전력수요를 근거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지만 정책 방향 불확실 등으로 투자가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해상풍력 시장 형성이 늦춰지는 데 따른 기회비용을 짚어본다.

'안방' 없어 수출만…풍력시장 커지면 韓 기업 웃는 이유
풍력 터빈 요소인 넛셀이 덴마크 에스비에르 항구에 놓여 있다/사진=권다희 기자
글로벌 해상풍력발전 개발사들이 한국을 유망 시장으로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수한 공급망'이다. 풍력단지에 쓰이는 구조물을 잘 만드는 기업들이 한국 안에 많다는 얘기다. 공급망이 있으면 개발사는 사업비를 절약할 수 있고, 공급망에 포함된 제조업체들은 시장을 얻을 수 있다. 한국에 해상풍력 시장이 생기면 '안방' 시장이 없다는 핸디캡을 안은 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한국기업에 기회가 열린다는 의미다.




한국 안에 시장 없어 해외 수출로 매출 창출…공장도 해외에


한국 기업들이 풍력발전에서 진출·확장을 꾀하는 분야는 외국계 개발업체들이 진출한 단지개발 이후 이뤄지는 풍력발전단지 구조물 제작이다. 생산전력당 비용(LCOE·균등화발전비용)의 약 45%가 이 주기에 투입되는만큼, 해상풍력 단지 규모가 커지면 이에 필요한 제조업 규모도 커진다. 해상풍력단지에는 풍력터빈·하부구조물·해저케이블·해상변전소 등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대형 구조물·케이블 등 일부 품목에서 경쟁력 있다고 평가된다. 터빈을 해저에 지탱시키는 하부구조물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SK오션플랜트, HSG성동조선, 현대스틸산업 등이 자켓 형태의 하부구조물을 만든다. 세아제강은 영국에서 모노파일(철판으로 만드는 원통 모향의 하부구조물) 제작에 진출했다. 다만 아직 한국에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없어 매출 대부분은 대만 등 해외시장에서 창출돼 왔다.

유럽을 중심으로 해상풍력단지가 대형화하면서 수요가 급증 중인 해저케이블 분야에서는 LS전선이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덴마크에 본사를 둔 NKT 등 글로벌 '빅3'와 경쟁 중이다. '바람개비'와 하부구조물을 연결하는 터빈의 '기둥' 타워도 씨에스윈드, 동국에스엔씨 등 한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 중 하나다. 육상타워 제조업을 하다 해상풍력 타워 비중을 늘리고 있는 씨에스윈드의 경우 생산시설이 모두 해외에 있고 매출의 대부분이 유럽 등 해외에서 창출된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의 하부구조물인 부유체, 부유체를 해저와 연결하는 계류선 제작 분야도 수년 후 부유식 해상풍력이 대규모로 상용화할 때 새로운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오션플랜트 등 하부구조물을 만드는 한국 기업들이 부유체 제작을 위한 투자에 이미 나섰다. 역시 거대한 구조물인 해상변전소도 하부구조물 제조업체가 진출할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안방' 없어 수출만…풍력시장 커지면 韓 기업 웃는 이유



터빈 등 핵심품목은 경쟁력 뒤처져


유럽 등의 풍력산업 공급망 병목이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국이 기존의 제조업 기반을 활용해 수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한국 시장 형성과 풍력 공급망 내 분야별 경쟁력 차이 등을 극복하기 위한 세분화한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바람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해상풍력 사업의 핵심 장치 터빈은 베스타스·지멘스가메사 등 글로벌 기업들과 한국 기업간 경쟁력 격차가 가장 큰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터빈은 블레이드, 제너레이터, 베어링 등 구성 요소 제작에 전문성이 필요하고, 산업적 파급 효과가 크며,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풍력 공급망의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2010년대 들어 사업비를 낮추기 위한 터빈의 대형화가 급속히 진행됐지만, 한국에선 이 기간 삼성중공업 등이 터빈 제조 등을 접는 등 오히려 투자가 줄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대기업 중 유일하게 터빈 제조업을 유지해 왔지만,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 터빈사들과의 격차마저 벌어지고 있다.

한 국내 풍력 기자재 기업 대표는 "유럽에선 원가 상승으로 풍력 공급망 병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가격을 낮추면서 대량 양산할 수 있는 생산거점으로 한국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정량지표가 좋아도 정책이 불확실해 글로벌 풍력 기업 입장에선 한국 상황을 보다 베트남 등 다른 국가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안에 밸류체인이 생기는 게 중요하다"며 "환경, 경제성, 산업경쟁력 3가지 요인의 균형을 정책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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