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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장재현 감독 "김고은의 잠재력 30%밖에 못 썼다" [인터뷰]

머니투데이
  • 김나라 기자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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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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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비화 공개! "100년에 한번 나올 무속인 살짝 출연"

'파묘' 장재현 감독 "김고은의 잠재력 30%밖에 못 썼다" [인터뷰]
'파묘' 장재현 감독 /사진=(주)쇼박스
'K-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이 신작 '파묘'로 대한민국 극장가를 집어삼켰다. 세대불문 남녀노소 관객들을 '파묘'들게 만들며 개봉 3일째 무려 100만 명을 동원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장재현 감독은 영화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으로 K-오컬트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충무로 독보적인 연출자이자 스토리텔러. 5년 만에 선보인 새 영화 '파묘' 역시 연출과 더불어 각본을 맡았다.


더욱 확장된 세계관과 깊어진 주제의식, 스펙터클한 볼거리까지 기대감에 부응하는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장착한 채 돌아왔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김상덕(최민식)과 장의사 고영근(유해진), 무속인들 이화림(김고은)·윤봉길(이도현)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장 감독은 오컬트물의 장르적 쾌감뿐만 아니라, 곳곳에 역사까지 연결된 장치들을 심어놓으며 잠시도 긴장을 내려놓을 수 없는 어디서도 본 적 없던 새로운 'K-오컬트 무비'를 완성했다.


결국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휩쓸고 22일 개봉한 '파묘'는 첫날 33만 관객을 돌파, 2024년 개봉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경신하는 놀라운 티켓 파워를 보여줬다. 나홍진 감독의 레전드 오컬트물 '곡성'(31만 명)과 작년 최고 흥행작인 1000만 영화 '서울의 봄'(20만 명)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넘었다. 이는 장재현 감독의 작품들 중에서도 최고 기록이다. 입소문을 뜨겁게 탄 '파묘'는 개봉 3일 만인 24일 100만 관객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의 봄'보다 하루 빠른 속도로, 흥행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파묘'를 향한 폭발적인 관심에 장재현 감독은 최근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고맙고 감사드린다"라면서 "흥행을 기대하긴 하지만, 요즘엔 사실 모르겠고 기대를 못하게 되는 분위기이지 않나. 내 흥행은 더더욱 모르겠고 그저 극장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다. 보통 다른 감독들은 다른 작품을 응원하지 않는데, 근데 요즘엔 진짜 다 응원한다. 저도 한국 영화는 꼭 극장에 가서 다 관람한다"라고 영화를 향한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들려줬다.


'파묘' 장재현 감독 "김고은의 잠재력 30%밖에 못 썼다" [인터뷰]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파묘'다. 장재현 감독은 "저한테 제일 좋은 반응은 했던 거 안 했고 발전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도 발전했다'라는 얘기를 듣는 게 제일 기분 좋고 영화를 만드는 저의 목적이다. 흥행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까. '진보하고 있다' 그게 내 사명이다. '검은 사제들' 때는 '왜 이야기가 별로 없냐', 반대로 '사바하' 때는 '이야기가 너무 무겁지 않냐' 이런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파묘'는 본능적으로 절충안을 찾아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라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장 감독은 "사전 조사와 시나리오 작업만 2~3년 정도 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조사를 같이 병행하는 편이다. '사바하'를 끝낸 뒤, 솔직히 처음엔 굉장히 하드한 호러 영화를 하고 싶었다. 근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극장에 마스크를 끼고 가게 되고, 그때 틀어줬던 영화들도 작가주의 작품들이었다. 큰 규모의 영화들은 개봉이 다 밀리고. 당시 저도 어렵게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는데 좀 답답한 게 싫더라. 그래서 화끈하고 체험적이고 그런 영화로 방향을 바꿨다. 심지어 주인공도 바뀌었다. 그렇다 보니 저는 이 영화를 공포영화라 하지 않는다. 만약에 공포물이라면 초반에 등장한 미국 아저씨 박지용(김재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호러 색을 띨 수 있고 무섭게 풀어갈 수 있다. '검은 사제들' 또한 순수 공포영화로 만들려면 박소담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 결국 제 영화가 다 이렇더라. 제가 무섭고 답답한 걸 안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막상 저도 공포영화는 잘 안 본다. 왜냐하면 뒷맛이 안 개운하니까"라고 '파묘'의 탄생 비화를 풀어냈다.


이어 그는 "어렵게 극장에 왔는데 뒷맛이 안 개운한 건 싫었다. 그래서 '파묘'를 호러물이라고 절대 안 내세우는 이유다. 무섭게 하려는 표현은 한 두 장면뿐인데 그것도 최대한 드라이하게 만들려 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사건을 해결하고 파헤치는 이야기를 화끈하게 하려 했다. 제 DNA가 호러는 아닌 거 같다(웃음). 베를린영화제에서 외신 기자분께서 '파묘는 그로테스크(grotesque)한 신비로움'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저도 그게 맞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파묘'는 동아시아적인 그로테스크함과 신비로움, 이런 것에 몰두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연출 포인트를 강조했다.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 등을 버무려 신선함을 더한 장재현 감독. 그는 "무속신앙은 '검은 사제들'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정말 푹 빠져서, 무속인의 아이덴티티로 두 사제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제 작가적인 의도였다. 그래서 그때부터 무속인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번에도 유명한 무속인 선생님이 도움을 주셨다. 이분이 영화 작업이 처음이시다. 원래 미디어 노출을 안 하시는 분인데 '파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고 저랑 고향이 같아서 진짜 어렵게 승낙을 받았다. 김고은 같은 경우는 이분에게 진짜 각 잡고 교장 선생님 모시듯 했다"라며 웰메이드 작품성의 비결을 엿보게 했다.


영화에 실제 무속인에게 전수받은 대살굿을 그대로 재현하고, 용한 무속인을 등장시키는 놀라운 디테일을 자랑하기도. 장재현 감독은 "가끔 다른 미디어에서 무속 장면 퍼포먼스를 멋으로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저는 목적이 없으면 못 찍는다. 그래서 '파묘' 속 대살굿 신은 실제와 다르지 않다. 화림이 칼로 자신의 몸을 긋는 게 멋이 아니다. 지금 신이 들어왔는지, 나는 안전한지 확인하는 행위이다.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도움을 주신 무속인 선생님의 며느님도 우리 영화에 참여했다. 굿 장면에서 보면 뒤에 살짝 나오기도 한다.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며느님이 진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무속인 기질을 갖고 있다더라. 나이가 30대 중후반이시고 경력이 5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 제가 봐도 레벨이 완전히 다르시더라"라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파묘' 장재현 감독 "김고은의 잠재력 30%밖에 못 썼다" [인터뷰]


여기에 김고은이 신들린 무속인 연기로 '파묘'에 화룡점정을 찍은 바. 애초 김고은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장재현 감독은 "화림 캐릭터는 그 나이대에 비해 어려운 장면이 많아서, 무조건 베테랑 배우가 해야 했다. 그러면 우리나라엔 진짜 김고은밖에 대안이 없었다. 그래서 배우 박정민을 통해 조심스럽게 대본을 건넸던 기억이 있다"라고 섭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김고은을 '사바하' 뒤풀이 때 멀리서 처음 봤는데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졌다. 한눈에 반했다고 하죠. 감독으로서 정말 매력적으로 봤다"라고 팬심을 고백했다.


'파묘' 속 김고은의 활약이 화제이지만, 장재현 감독은 "아유, 김고은은 이거보다 몇 배 더 잘할 수 있다"라며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실 장르 영화를 찍다 보면 배우들의 연기력을 깎아내려야 할 때가 있다. 이런 류는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보-분위기-사건-사건 식의 구성이어서. 감정신도 결국엔 다 정보를 전달하는 신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불러놓고 이 사람들을 못 날게 해서 미안할 때가 되게 많다. 잠재력을 30%밖에 못 쓰게 한 것 같다"라면서 "김고은의 진짜 전성기는 이제 올 거다. 옛날엔 젊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연륜도 차고 무르익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파묘' 장재현 감독 "김고은의 잠재력 30%밖에 못 썼다" [인터뷰]


명배우 최민식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장재현 감독은 "선배님의 연기력은 다 아시니, 이걸 말하는 건 의미가 없을 거 같다. 그냥 진짜 선배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아닐까 새삼 느꼈다. 본인은 모자 눌러쓰고 다니시는데 걸어 다니면 정말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산골 동네에 가도, 어린이집 앞을 지나가도 알아보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내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 선배님이 술 좋아하고 그러실 거 같죠? 촬영장에서 술 드시는 거 본 적 없고, 한 번도 늦게 오신 적이 없으셨다. 촬영 끝날 때까지 가시지도 않고. 어느 날은 선배님의 분량을 다 찍었는데 세팅을 바꿔서 어깨만 걸고 촬영해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근데 그걸 찍으려면 선배님이 6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다들 얘기하지 말라고 그랬다. 결국 제가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는데 정말 흔쾌히 하겠다고 하셨다. 왜냐, 작품에 필요하니까. 선배님은 진짜 프로페셔널하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신인처럼 열심히 하신다. 현장에 와서 대본 보고 이런 것도 없다. 이미 완성체로 오신다. 후배들을 대하는 것도 자기를 어려워할까 봐 되게 낮춘다. 오히려 너무 많이 낮추셔서 저희가 힘들 때가 있을 정도였다"라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는 "저도 (최)민식 선배님한테 그런 거 같다. 솔직한 사람들이라 서로 좋아하는 거 같다. 저도 숨기질 못하고 말을 돌려서 못해서, 아귀가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닐까 싶다. 선배님은 명쾌한 거, 감정 표현 솔직한 걸 좋아하시는 분이시라 허물없이 가까워졌다. 그리고 개그 코드가 잘 맞았다"라고 최민식과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장재현 감독은 '파묘' 촬영 당시 신인이었던 이도현을 봉길 역할에 낙점하는 선구안을 자랑하기도. 그는 이도현 캐스팅에 대해 "봉길은 신인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등 너무 쟁쟁한 배우들이 모였으니까 균형을 위해서. 그때 신인 중에선 이도현이 톱이었다. 잠재력이 부글부글했다. 이도현을 섭외하고 열심히 찍었는데 이후에 '더 글로리'가 잘 된 거다. 그걸 보면서 조심스럽게 웃었다. 이도현은 진짜 정말 잘 성장해서 세계적인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이도현은 공군 군악대로 복무 중인 바. 장재현 감독은 "요즘은 군대가 모바일 메신저가 돼서 보고를 계속하고 있다. 얼마 전엔 '우리 베를린 갔다 왔어요' 하고 사진을 보내줬다. 자기는 못 가니까, 열받으니까 보내지 말라더라"라고 전해 폭소를 유발했다.


'파묘' 장재현 감독 "김고은의 잠재력 30%밖에 못 썼다" [인터뷰]


'파묘'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장재현 감독의 다음 행보는 또 어떨까. 그는 "차기작도 어두울 거 같긴 하다. 밝진 않을 거 같다"라며 "가다 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건 어두운 세계에 밝은 인물이 들어가는 거더라. 앞으로도 그것만은 변하지 않을 거 같다. 밝은 세계에 밝은, 어두운 세계 어두운 인물은 상상이 안 된다. 그걸 좋아하진 않는다"라고 밝혀 기대감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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