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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몸무게 6배 압박에 기절…극한에 도전하는 전투기 조종사

머니투데이
  •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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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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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공군 조종사 되기 위한 '가상비행 훈련' 체험…급선회·급상승 비행 때 '중력가속도' 못 버티면 의식상실

청주시 상당구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국방부 출입기자단. / 사진=공군
공군이 지난 28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비행환경적응훈련'을 실시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비행 중 급선회, 급상승 과정에서 겪는 중력가속도(G)를 체험해봤다. 몸무게 6배에 달하는 6G까지 20초를 버텼으나 순간적인 의식상실 상태를 겪었다. 호기롭게 시험 통과를 자신했지만(첫번째 사진), 중력가속도가 높아질수록 사람을 짓누르는 힘이 강해지고 점차 의식을 잃어간다. 본지 김인한 기자가 의식상실에 빠진 모습(오른쪽 사진). / 사진=공군
"정신이 좀 드세요?"

눈앞이 깜깜한데 목소리가 저 멀리 들려왔다. 중력을 거스르는 '가상 전투기'를 조종하고 난 직후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마 아래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어지럼증은 극심했다. 실제 전투기였다면 추락으로 목숨을 잃었을 상황이었다.


지난 28일 청주시 상당구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 전투기 조종석을 본뜬 1평(3.3㎡) 크기 가상훈련시설에서 나오자 '겸손'이란 키워드가 떠올랐다. 훈련 전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연습했던 "윽" 소리 호흡법과 하체·복근에 힘을 주는 정도면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일상 속 공기처럼…체감 못하는 중력가속도, 조종사들은?



공군이 지난 28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비행환경적응훈련'을 실시한 모습. 이날 훈련은 청주시 상당구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사진은 이론 수업 전 모습. / 사진=공군
공군이 지난 28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비행환경적응훈련'을 실시한 모습. 이날 훈련은 청주시 상당구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사진은 이론 수업 전 모습. / 사진=공군

지구에 있는 모든 물체는 중력 영향을 받는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리가 중력 영향이다. 중력에 의해 나타나는 가속도를 중력가속도(G)라고 한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전투기를 급선회·급상승 시키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무게 6배에 달하는 6G의 힘을 받는다.

가속도가 올라갈수록 중력이 잡아당기는 탓에 얼굴은 일그러진다. 몸속에 있는 혈액은 다리로 쏠리고 뇌로 가는 혈류도 줄어든다. 이때 제대로 된 호흡을 하지 못하면 이른바 'G-LOC'(대뇌 동맥혈압 저하로 인한 의식상실)을 겪는다. 뇌로 피를 보내기 위해 하체와 복근 등에 온 힘을 다하지만 전투기가 흔들릴 경우 경추 등에 부상을 입기 쉽다. 직접 경험한 6G는 20초도 버티기 어려웠다.


공군 조종사들은 9G에서 15초 이상 버텨야 전투기에 탈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공군의 '중력가속도 내성강화 훈련'에 참여한 조종사만 500여명이다. 최초로 도전하는 인원들이 대다수 시험에 통과하지만 낙오하더라도 다시 도전해 중력을 견디는 내성을 길러낸다. 공군 조종사들은 3년에 1번씩 보수교육을 받고 각종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동열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 기동생리훈련과장은 "조종사들이 극한의 비행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전에 지상에서 실시하는 훈련"이라면서 "이를 통해 최정예 공군 조종사들을 길러내고 있다"고 했다.



'고도 8000피트' 비행 안전지대 떠나면 저산소 환경



본지 김인한 기자가 전투기 비상탈출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통상 KF-21 전투기는 약 마하2(시속 2448㎞)까지 비행한다. 전투기가 고장나더라도 속도 탓에 사람이 뛰어내릴 수 없다. 비상탈출 스위치를 누르면 조종사는 앉아 있던 자리에서 위로 솟구쳐 나가고 낙하산을 펴고 착륙해야 한다. 실제 비상탈출 시엔 척추가 부러지거나 경상을 대다수가 겪는다고 한다. / 사진=공군
본지 김인한 기자가 전투기 비상탈출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통상 KF-21 전투기는 약 마하2(시속 2448㎞)까지 비행한다. 전투기가 고장나더라도 속도 탓에 사람이 뛰어내릴 수 없다. 비상탈출 스위치를 누르면 조종사는 앉아 있던 자리에서 위로 솟구쳐 나가고 낙하산을 펴고 착륙해야 한다. 실제 비상탈출 시엔 척추가 부러지거나 경상을 대다수가 겪는다고 한다. / 사진=공군

공군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 약 20명을 대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종사 훈련을 실시했다. 가속도 내성강화 훈련에 이어 저압실비행훈련, 공간감각상실훈련, 비상탈출훈련 등을 진행했다. 모든 과정은 민간인이 극복하긴 쉽지 않았다.

특히 전투기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내 산소는 부족해진다. 공군에 따르면 일반 비행기는 기내 기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고도 8000피트(2.4㎞) 전까지 비행한다. 하지만 전투기가 고도 2만5000피트(7.6㎞)에서 5만피트(15.2㎞)까지 상승하면, 산소가 부족해져 마스크로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실제로 이날 저압실비행훈련에선 2만5000피트 상공 조건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이 조건에선 고도변화에 의한 기압차로 몸 곳곳에서 통증이 일어났다. 정상적인 사고판단이 어려워지고 눈동자 초점도 흐려졌다. 혈중산소포화농도를 체크해 떨어진 산소를 공급하지 않으면 의식을 잃고 사망할 수 있다.

전투기 비상탈출훈련 체험도 이어졌다. 통상 KF-21 전투기는 약 마하2(시속 2448㎞)까지 비행한다. 전투기가 고장나더라도 속도 탓에 사람이 뛰어내릴 수 없다. 비상탈출 스위치를 누르면 조종사는 앉아 있던 자리에서 위로 솟구쳐 나가고 낙하산을 펴고 착륙해야 한다. 실제 비상탈출 시엔 척추가 부러지거나 경상을 겪는다고 한다.

공간감각상실훈련도 만만치 않았다. 이 훈련은 사람의 감각기관보다 계기판 등 기계에 의존하는 훈련이다. 사람의 감각을 믿고 전투기를 조종할 경우 추락하거나 사고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훈련을 겪고 나야 한반도 영공을 비행할 수 있는 조종사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

최근 북한 등 무력도발 위협이 높아지면서 우리 영공을 책임지는 군인들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훈련장을 찾아 "조종사들이 겪는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공군도 한반도 영공을 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청주시 상당구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국방부 출입기자단. / 사진=공군
청주시 상당구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국방부 출입기자단. / 사진=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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