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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비행기서 전원 생존, 기적 뒤엔…기업들 생존도 달린 '이것' 있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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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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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슈퍼섬유가 미래다 (上)

[편집자주] 석유화학 업계가 위기다. 중국의 저가제품 물량공세로 범용 제품은 하루가 다르게 경쟁력을 잃고 있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이른바 '슈퍼섬유'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총알 막고 화염 견디는 '슈퍼섬유'…"미래를 걸었다"


국내 주요기업 슈퍼소재 사업 현황/그래픽=윤선정
탄소섬유와 아라미드/그래픽=조수아
강철보다 가볍고, 단단하면서, 열에도 강하다. 이런 특성을 가져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와 탄소섬유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미래를 걸기 시작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아라미드의 주 원료인 TPC를 만들기 위한 공장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1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2021년 애경유화·애경화학·AK켐텍을 통합해 출범한 애경케미칼이 시도하는 첫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다.


애경케미칼은 2022년 2조2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 규모를 2030년 4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선봉장으로 TPC를 내세운 것이다. TPC 생산라인은 울산공장 제2부지에 마련한다. 2026년 1월부터 본격 양산하면서 연 2만톤 수준으로 관측되는 TPC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아라미드에 대한 기대치가 담긴 투자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 이상 높은 섬유 소재다. 500도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다. 방탄복이나 소방복으로 주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광케이블 △전기차 타이어코드 △항공 및 우주 소재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연평균 5~10% 수준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아라미드 시장 전망/그래픽=이지혜
아라미드 시장 전망/그래픽=이지혜
미국의 듀폰과 일본 데이진이 연 3만톤 내외의 생산능력으로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강력한 도전장을 냈다. 이 회사는 약 3000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아라미드 생산규모를 두 배(연 7500톤→1만5310톤)로 확장하는 증설을 완료했다. 이밖에도 효성첨단소재(3700톤)와 태광산업(2025년부터 5000톤)도 아라미드 시장에 뛰어든 대표적 기업이다.

효성첨단소재는 또 다른 슈퍼섬유인 탄소섬유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탄소섬유는 강철 무게의 4분의1 수준에, 강도는 10배 뛰어나다. 난연성까지 갖춰 자동차·수소산업·항공·태양광·기계 등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효성첨단소재는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현재 연 9000톤에서 2028년 2만4000톤으로 확대키로 했다. 최근 효성그룹이 사실상 계열분리에 들어간 가운데,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분할신설지주의 핵심사업이 됐다.


슈퍼섬유는 기업의 '생존'에 직결된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중동의 석화제품 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추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스페셜티 사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종화 애경케미칼 울산공장장은 "기존 사업만 고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는 기업들만이 미래에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붙은 여객기서 379명 전원 탈출…'하네다의 기적' 만든 숨은 공신



(도쿄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1월3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전소된 일본항공(JAL) 여객기의 모습. 2024.01.0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도쿄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도쿄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1월3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전소된 일본항공(JAL) 여객기의 모습. 2024.01.0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도쿄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지난 1월2일 일본의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516편 여객기가 활주로에 있던 화물 수송기와 충돌해 불이 났다. 화재는 10여분 만에 비행기 전체로 번졌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승객 379명은 모두 탈출에 성공했다. 사고 발생부터 마지막 승객의 탈출까지 걸린 시간은 18분이었다.

사고 후에 단순한 '기적'이 아니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여객기에 적용된 '탄소섬유'가 화재의 빠른 확산을 막았다는 것이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강도가 10배 뛰어나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해 항공기용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1000도 이상의 고온 열처리를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내연성이 뛰어나다. 사고 여객기의 경우 일본의 데이진 등이 만든 탄소섬유 복합재 사용 비율이 53%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에는 탄소섬유와 비슷한 성질의 아라미드도 내장재 등으로 쓰인다. 아라미드는 같은 무게의 강철과 비교했을 때 강도가 5배 높고, 500도 이상의 고온에도 견딜 수 있다.

두 슈퍼섬유는 항공기에만 활용되는 게 아니다. 기존 소재 대비 가볍고, 단단하면서, 열에도 강하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했다. 범용 석유화학 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진 속에서도 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태광산업, 애경케미칼 등 기업들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슈퍼섬유를 낙점한 이유다.

탄소섬유의 경우 형태를 유지하려는 특성이 아라미드에 비해 강하고, 탄성이 좋아 구조재로 주로 쓰인다. 초점은 '경량화'에 맞춰져 있다. 자동차, 고성능 산업용 기계, 석유시추 파이프, 건축 보강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반도체 칩 이송장비, 태양광 설비, 수소저장용기, 풍력 블레이드 등 미래 첨단 산업용부터 낚싯대, 골프샤프트 등 레저용까지 모두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주요기업 슈퍼소재 사업 현황/그래픽=윤선정
국내 주요기업 슈퍼소재 사업 현황/그래픽=윤선정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연산 2만4000톤에 달하는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갖추고, 점유율 10%를 달성해 '글로벌 톱3'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와중에 글로벌 탄소수요 급증에 따라 효성첨단소재 일부 공장의 경우 조기 가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소섬유는 회사에 고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의 경우 20%대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를 넘는 수익성이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라미드는 탄소섬유 보다는 '천'에 가까운 특성을 갖고 있다. 잘 깨지지 않고 버티는 힘이 좋다. 이런 성질을 살려 광케이블 보강재로 많이 쓰인다. 최근 5G 광케이블의 경우 데이터 송출량 폭증에 따른 대량의 열 발생이 특징이다. 여기에 열에 강한 아라미드를 활용하면 케이블의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400㎏에 달하는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는 전기차의 타이어 보강재로도 소비되기 시작했다. 소방복·방탄복은 물론이고, 교각·터널 등 건축용 소재로도 쓰인다.

국내 아라미드 제조사 중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연산 1만5310톤 규모로 가장 경쟁력을 갖췄다. 아라미드 원사를 일종의 부스러기 형태로 만든 펄프도 3000톤 규모로 확보할 예정인데, 이를 이용해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를 만들 수 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아라미드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8.5%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런 추세에 맞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적시에 생산능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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