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CEO "5년 내 전장 매출 5조원…벤츠 반응 좋다"

문혁수 LG이노텍 CEO가 21일 정기주주총회 후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문혁수 LG이노텍 CEO(최고경영자)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매출을 5년 내에 5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21일 밝혔다. 스마트폰 부품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CEO는 이날 제48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현재 전장 관련 사업에서 2조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아직 내부 조율중"이라며 "수주 잔고가 13조원 정도인데 조금만 더 (수주를) 올리면 가능한 목표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문 CEO의 발언은 LG이노텍의 사업 다변화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LG이노텍의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매출이 약 17조원인데, 전체 매출(약 20조원)의 80%가 넘는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이 최근 몇 년간 판매가 급증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중국의 수요 악화와 신제품 출시 효과 부진으로 매출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업 다변화의 대표적인 업종으로 지목되는 것이 문 CEO가 언급한 전장이다. 문 CEO는 이달 초에도 LG그룹 계열사 CEO들과 함께 독일을 방문해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을 직접 만났다. 문 CEO는 "올라 회장의 말처럼 (벤츠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라며 "지난해부터 그룹 전체의 역량을 모아 지속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는 줄일 계획이다. 광학솔루션 등 주력 업종의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 문 CEO는 "전장 기판에서는 올해 큰 투자계획이 없다"라며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 물량이 늘어날 때 투자를 본격화하기 때문에, 올해 예상 금액은 2000억~30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기와의 차별점도 부각했다. 문 CEO는 "전장 분야에서 경쟁사(삼성전기)는 차량용 카메라에 집중하지만, 당사는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기술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경쟁사가 진입하고 있는 유리 기판도 미국 고개사의 관심이 있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문 CEO가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철동 전임 CEO(LG디스플레이 CEO)가 미등기임원 상태였던 문 CEO를 대신해 주총을 주재했다. 이 외에 제48기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박지환 CFO의 사내이사 선임 등 주요 결의안건도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