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에 주춤하는 트럼프…경합주서 맹추격하는 바이든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노스캐롤리아주에서 밝은 표정으로 지지자들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올해 11월 미국 대선 승패를 사실상 결정하는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를 좁히며 맹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가 경합주 7곳에서 실시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43%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에 못 미쳤으나 상승 흐름이 뚜렷했다. 6곳에서 지지율이 올랐고 이 가운데 한 곳에선 승부를 뒤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상승세는 '블루월'로 통하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두드러졌다. 이곳은 한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을 따 '블루월'로 불렸으나 경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만 해도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4%포인트(p) 밀렸으나 이번엔 1%p 앞서며 역전에 성공했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각각 2%p, 6%p 뒤졌으나 이번엔 동률로 따라잡았다.

그 밖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네바다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한달 만에 6%p에서 2%p로 좁혔고, 애리조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격차를 각각 5%p, 6%p차로 뒤쫓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일하게 조지아주에서 지지율 격차를 6%p에서 7%p로 소폭 확대하는 데 그쳤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국정연설 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짚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각을 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고, 1시간 넘는 연설을 소화하며 고령 논란을 일부 해소했단 평가를 받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근 경합주를 위주로 선거 유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가 선거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후원금이 적은 데다 적잖은 돈을 개인 재판 비용에 쓰는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 공화당 대선 후보를 공식 확정한 뒤 오하이오에서 한 차례 지지자 행사를 열었을 뿐이다. 현재 그는 대선 개입 의혹과 의회 난입 선동, 성추문 입막음,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등 4건의 형사 재판에 휘말려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재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려 시도했으나 내달 15일이 성추문 입막음과 관련된 사건의 공판기일로 지정되는 악재를 맞았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오름세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상승 흐름의 시작인지를 알긴 이르며 여전히 경합주 4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처진다면서도,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블루월 3곳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다면 대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