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삼성에 8조원 이상 반도체 보조금 다음주 발표할 듯"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다음주 삼성전자에 8조원 넘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발표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에 대한 보조금을 확정 발표했다.

/AFPBBNews=뉴스1

8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다음 주 삼성전자에 대한 60억~66억달러(약 8조1200억원~8조9000억원) 규모의 반도체법 보조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조금은 삼성이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공장 증설에 쓰이게 된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당초 미국 투자를 170억달러 규모로 계획했으나 440억달러로 두 배 넘게 늘릴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테일러 공장에서 이 같은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같은 날 보조금 발표도 함께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행사엔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인텔 보조금 발표 당시 인텔의 애리조나 공장을 직접 찾은 바 있으나, 로이터는 이번엔 공화당 소속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달리 텍사스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인 만큼 삼성의 투자 확대가 올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도와줄 공산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보도에 나온 삼성에 대한 보조금 전망치(60억~66억달러) 상단은 8일 앞서 공개된 TSMC 보조금 규모 수준이다. 기사에서 한 관계자는 삼성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반도체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자국 회사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약 11조5000억원)와 110억달러 대출 지원을 발표했다. 인텔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5년 간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단 방침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도 8일 바이든 정부로부터 지원금 66억달러(약 8조9000억원)와 대출 50억달러를 확보했다. TSMC는 이에 화답하듯 당초 4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650억달러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게 미국 상무부의 설명이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도 수십억달러 지원을 몇 주 안에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미국에서 만든다는 목표 아래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제조업을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2022년 반도체법을 제정하고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회사들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법엔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390억달러의 생산 보조금과 750억달러 상당의 대출과 보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