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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도체는 국산이지만, 장비는 수입입니다

머니투데이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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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7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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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정작 칩을 만드는 장비는 모두 수입해 옵니다."

지난달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만난 한 반도체기업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자사 공장이 대부분 일본 미쓰비시의 장비를 쓴다면서 국산 장비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장비기업의 기술 수준이 많이 올라왔지만, 여전히 외국산 장비에 비해 경쟁력이 높지 않아 반도체 자립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말에는 반도체 업계의 오랜 고민이 묻어 있다.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세계 1~2위를 다투지만, 장비 업계는 아직 뒤처져 있다. 반도체 장비 시장은 미국과 네덜란드, 일본이 약 80%를 과점하고 있으며, 글로벌 10위 안에 우리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세계적 기업을 보유하고도 정작 반도체를 만드는 도구는 스스로 못 만드는 셈이다.

중국을 보더라도 반도체 장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자립을 자신했지만, 미국이 장비를 틀어막자 양쯔강메모리(YMTC)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이 줄지어 고꾸라졌다. 궁여지책으로 일본 장비 수입에 나섰지만, 막힐 위기에 처하자 정부까지 나서 '규제가 과도하다'고 호소한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반도체 장비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다. 세메스와 원익IPS, 한미반도체 등이 분전 중이지만 ASML이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도쿄일렉트론에 못 미친다.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은 20% 수준이며, 이마저도 대부분 저가 장비다. 첨단 공정에 쓰이는 EUV(노광장비) 장비 등은 경쟁력이 '0'에 가깝다.


국내 장비기업을 키우고, 해외 수주를 따낼 수 있도록 밀어줘야 반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 주요 지방자치체가 최근 반도체 장비 특화단지를 선정해 지원을 늘리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반도체 장비기업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대형 고객사들이 즐비한 환경을 잘 활용해 적극 협업에 나서고, 연구개발도 지속해야 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국산 장비의 기술 수준이 올라온다면 언제든 받을 준비가 돼 있다. 공급 위험을 낮추고,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은 이들 기업이 원하는 바다. '메이드 인 코리아' 반도체 장비기업의 분전을 기대한다.

오진영 기자수첩 사진 /사진=오진영
오진영 기자수첩 사진 /사진=오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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