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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과학기술로 포스트 플라스틱 시대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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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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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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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바꿔놓은 플라스틱은 우리가 사용 중인 대부분 제품에 활용된다. 가볍고 단단한 플라스틱의 발명으로 우리는 일상제품부터 첨단제품까지 원하는 형태의 물건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게 됐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의 홍수와 씨름한다. OECD가 2022년 발표한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Global Plastics Outlook)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9년 3억5300만톤에서 2060년 10억1400만톤으로 약 3배 증가하나 재활용률은 17% 수준(2060년)에 머물 전망이다. 이로 인해 자연환경, 인류의 건강, 세계경제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플라스틱 오염의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고조된다. 2022년 개최된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국제사회는 '범지구적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2024년 12월까지 성안키로 합의하고 정부간 협상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올해 11월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열리며 주요 플라스틱 수출국인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여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간한 '플라스틱 국제협약 대응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 보고서는 '플라스틱 국제협약 초안(Zero Draft)'에서 요구한 핵심의무별 과학기술적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회용 제품의 생산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량화 및 단일 소재화 등 친환경 설계기술과 함께 바이오플라스틱 등 대안소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9년 기준 전체 발생량의 9% 수준에 머무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수거·회수 및 자원화 시스템을 선진화해 고품질 재생원료를 확보하고 저품질 플라스틱을 에너지 자원으로서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개선과 기술개발 강화도 제시했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부터 처분까지 전주기 관련 데이터를 추적 모니터링하는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국제협약 목표이행을 점검하고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통계 사각지대를 해소하자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 초안에선 또한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핵심의무로 다뤘다. 그동안 어구, 해상부표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해양 미세플라스틱 이슈를 해결하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세분화해 토양, 하천, 대기 등으로 유입되는 다매체 1·2차 미세플라스틱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도록 제안했다. 이를 위해 초정밀 측정 및 위해성 분석 등의 기술개발과 함께 미세플라스틱 국제 공동조사·연구, 표준화 등 글로벌 협력도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발맞춰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편리함과 경제발전이라는 선물을 준 동시에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라는 난제도 안겨줬다. 플라스틱의 장점인 내구성이 오히려 사람과 동식물에게 위협이 된 것이다. 그동안 G7, WTO 등 다자간 협력체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추진된 플라스틱 규제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플라스틱 생산부터 처리까지 전주기에 걸쳐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통합적 대응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과 싸움에서 중대한 기로에 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단순한 정책적 문서가 아닌 환경문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술혁신으로 협약을 뒷받침해야 플라스틱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중심의 산업구조로 그간 플라스틱 생산감축보다 사후관리에 집중했지만 이제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절감을 포함한 궁극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협력에 기반해 실현가능한 국가목표와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과학기술이 현재의 플라스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포스트 플라스틱 시대를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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