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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사들 파업권 없어" 안 먹힐 땐 해외 찬스? 여론몰이 나선 의사들

머니투데이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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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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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WMA)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은 영상에 직접 출연해 "대한민국 정부는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영상은 지난달 4일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다. /사진=의협 유튜브 캡처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혜주 대한전공의협의회 전 정책이사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세계의사회(WMA) 산하 세계젊은의사협의체(JDN) 회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의대 증원책을 놓고 정부의 의사 집단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자, 사직한 전공의를 주축으로 의사들이 해외 여론몰이 전략을 펴고 있다. 세계 의사들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책 추진 과정이 일방적이고 강압적이라며 비판하거나, 최근 불거진 비자 발급 거부 논란에 대해 탄원서를 내는 식이다. 의료사고를 낸 의사에 대한 형사처벌, 전공의 초과근무 실태도 해외에 알리는 데 힘쓰는 분위기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공의였다가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책 발표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이혜주 씨는 1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진행된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 WMA) 산하 젊은의사 네트워크(Junior Doctors Network, JDN) 회의 발표를 통해 "의대 증원은 의료계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는 업무 복귀명령, 의사 면허정지 예고 등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계의사회는 전 세계 114개국 의사 1500만 명을 대표하는 국제기구로, 산하 JDN에 속한 외국인 회원들은 18~19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24 세계의사회 제226차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미리 찾았고, 이날 하루 한자리에 모여 의료계 현안을 논의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 별도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영어로 발표한 이 씨는 "한국에서는 의사의 파업권(단체행동을 할 권리)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의사도 인간으로서 자신의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우리 한국 의사들은 그런 기본적인 권리가 없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우리는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권리를 수행하는 동안 한국 정부는 사직 의사들에게 업무 복귀를 명령하고 불이행 시 의사면허 정지 가능성을 예고하는 등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사면허를 정지하는 등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씨는 "수년 동안 정부는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에 대한 우리 요구를 무시해 왔고 대신 해결책으로 단순히 의대 증원 확대를 선택했다. 한국에서는 의사 파업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공의의 근무 시간이 너무 많다고도 하소연했다. 이 씨는 "법적으로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없지만, 대부분 이를 초과해 근무하는 데다 심지어 100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다"며 "전공의들은 추가 근무에 대한 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에 대해서도 이 씨는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인에게 형사처벌을 부과한다. 이는 과도한 업무량과 높은 소송 위험 때문에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심장학 등 고위험 의료분야로 (전공의들의) 선택을 막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를 비롯한 전공의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04.15.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를 비롯한 전공의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04.15. [email protected] /사진=정병혁
전공의들의 해외 여론전은 비자 발급 논란으로 인한 탄원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18일 의사들에 따르면 최근 예비 수련의 20여 명이 미국에서 의사로서 수련하는데 필요한 J-1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미국 외국 의대 졸업생 교육위원회(ECFMG)에 제출할 해외수련추천서(Statement of Need) 발급을 보건복지부에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한국 의대 졸업생이 미국에서 레지던트를 하려면 J-1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미국 ECFMG는 후원의 조건으로 신청자의 자국 보건당국의 추천서를 요구한다. 이에 예비 수련의들은 복지부에 해외수련추천서 발급을 신청하고 있지만 "수련 내용 기재가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반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수련추천서를 발급받지 못한 예비 수련의들은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등을 통해 주한미국대사관 등에 보낼 탄원서를 취합했다.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을 준비하는 의사 커뮤니티 'USMLE Korea'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에게 서명을 부탁하는 내용이 담긴 탄원서가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17일 복지부는 "정부가 해외에서 (예비 전공의가) 수련하기 위해 필요한 추천서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현재까지 신청된 25건 중 5건을 발급했고, 나머지 20건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18일 복지부는 "해외수련추천서는 복지부 '해외수련추천서 발급지침'에 따라 요건이 충족된 경우만 발급한다"며 "이 지침의 발급 절차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 대상자는 발급 제외 대상이어서 추천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처분 대상자는 신청일 기준 1년 전부터 해외 수련 종료일까지 행정처분(경고, 면허정지, 면허취소 등)을 받은 사람이다.

세계의사회(WMA)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은 영상에 직접 출연해 "대한민국 정부는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영상은 지난달 4일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다. /사진=의협 유튜브 캡처
세계의사회(WMA)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은 영상에 직접 출연해 "대한민국 정부는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영상은 지난달 4일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다. /사진=의협 유튜브 캡처
의사들의 해외 찬스 전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4일 대한의사협회는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세계의사회장이 한국 의사들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의협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영상에서 그는 "세계의사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초래한 위기 속에서 한국 의사들을 확고히 지지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JDN도 지난 7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 전공의의 직업적 권리, 근무 조건,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단체행동에 지지를 표명한다"며 "의대 증원이 정부와 의료계 합의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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