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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정보 지우고 몸에 녹음기 다는 공무원[우보세]

머니투데이
  •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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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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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경상남도 함안군이 도입한 공무원증 케이스형 녹음기./사진제공=함안구청
최근 민원 담당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물건이 있다. 바로 ' 녹음기능을 탑재한 공무원증 케이스'다. 버튼 조작을 통해 민원인과의 대화를 바로 녹음할 수 있다. 이 장치로 한번에 최대 5~6시간 녹음을 할 수 있고, 총 500시간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민원 공무원들이 악성민원으로부터 폭언이나 욕설, 성희롱 등과 같은 돌발상황을 겪는 것을 사전에 적극 차단하고, 사후 법적 증거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게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의 설명이다. 경기 김포시 9급 공무원 사망사건 이후 주목받고 있는 공무원 보호책인 셈이다.


김포시 공무원 사망 이전에도 전국에서 악성 민원인의 다양한 악행은 '비일비재'( 非一非再)했다. 공무원이 민원인으로부터 욕설과 협박을 당하는 건 더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민원인이 칼이나 망치 같은 흉기로 공무원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악성 민원은 계속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년 3만4484건이었던 민원인 위법 행위는 2022년 4만155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실제 알려지지 않은 사례까지 더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소속 조합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가 최근 5년 새 악성 민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공무원들에게 친절과 봉사만을 강조해온 지자체들도 변했다. 서울 도봉구는 최근 홈페이지와 직원배치도 내 직원의 이름과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김포시와 부산시 해운대구, 인천시 서구·미추홀구·부평구, 충북 충주시, 충남 천안시 등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직원 이름을 지웠다. 공무원 신상정보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보니 '좌표 찍기'를 쉽게 당할 수 있어서다.


휴대용 영상음성기록장비(보디캠)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민원인이 욕설과 협박, 성희롱 등을 하거나 폭행 및 기물 파손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보디캠을 사용할 수 있다. 경찰의 신속한 출동을 위해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지자체도 있다.

현장에선 더 강력한 근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악성 민원의 근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상습적으로 행패를 일삼는 악성 민원인의 경우 일정 기간 해당 관공서에 출입할 수 없게 하는게 대표적이다. 지자체장이 책임지고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지자체 차원의 대응을 의무화하면서 미이행 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규정을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악성민원으로 신체적·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직원에게 진료비와 심리상담비를 지급하고 법률지원을 해주는 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책이다. 악성민원은 공무원의 인격을 파괴하고 선량한 시민들에게서 질 높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빼앗는 행위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악성민원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자신의 불만을 애꿎은 공무원에게 풀다간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단 사회적 인식을 상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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