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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도루 페이스' 딱 봐도 제2의 이종범인데... 왜 '거포' 김도영을 이범호 감독은 포기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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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척=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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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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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이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재능이 많아도 고민이다. 김도영(21)이 5툴 플레이어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성장 방향을 두고 KIA 타이거즈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IA가 시속 154㎞를 던지던 강속구 우완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아닌 김도영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가진 다양한 툴 때문이었다. 광주동성고 시절 김도영은 5툴 플레이어(장타력, 콘택트, 스피드, 수비, 송구 능력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와 함께 '제2의 이종범'이라 불렸다. 당시 김도영을 최종 선택했던 조계현(60) 전 단장은 "우리 지역에 모처럼 공·수·주를 모두 갖춘 유격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다재다능하고 발전 가능성도 높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또 우리의 내야 뎁스가 두텁지 못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도영이 온 이상 향후 10년은 내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5툴 중 가장 주목받았던 툴은 이미 고등학교 시절에 홈에서 1루까지 3.96초 만에 도달하는 압도적인 스피드였다. 2021년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2022년 박찬호(29·KIA)를 KBO 리그 도루왕으로 키워낸 조재영(44) KIA 1군 주루코치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당시 조 코치는 "김도영은 신체 능력이 압도적이다. 빠르기만 보면 우리 팀에서는 단연 톱이고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김혜성과 비슷하다. (김)도영이도 건강하게 주전으로 나서고 경험을 쌓다 보면 한 시즌 50도루도 가능하다. 매년 많은 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조 코치의 예언대로 건강한 김도영은 100% 성공률로 도루왕 경쟁을 하는 중이다.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도루를 하나 추가한 김도영은 11도루로 김지찬(23·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해당 부문 리그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 박해민(34·LG 트윈스)과 5개 차이다. 10개 이상 기록한 선수 중 도루 실패가 없는 건 김도영과 김지찬 둘뿐이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61도루 페이스다. 스스로 자제하고 있는데도 나온 수치라 더 놀랍다. KIA 이범호(43) 감독은 올 시즌 선수들에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전력 질주를 하지 않도록 주문하고 있다. 2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무조건 100% 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시즌 전체를 보면 몸이 안 좋을 땐 조금씩 자제하면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능력이고 팀에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컨디션이 좋을 땐 100% 뛰더라도 그게 아닐 땐 70~80%만 뛰게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에 김도영도 최근 도루가 줄어든 이유로 "체력 문제다. 몸에 피로도가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도영이 2루를 훔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루를 훔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는 다른 선수와 달리 시즌 끝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쉽지 않겠지만, 그럴 경우 김도영은 KBO리그 43년 역사상 이종범(54) 전 코치 포함 6명만 밟아본 60도루에 도달하게 된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스피드와 활약인 것.

김도영은 현재 홈런 9개로 해당 부문 공동 3위에 올라와 있지만, 스스로도 홈런 타자보단 안타와 도루를 하는 선수라는 인식이 강하다. 24일 경기 전 만난 김도영은 "홈런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난 오히려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홈런보다 도루에 욕심이 크다. 나는 그런 야구가 더 좋다. 뛰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더 열광케 하는 야구가 나에게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홈런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지만, 나는 뛰는 걸로 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둘 다 하면 최고인데 체력이 못 받쳐줄 거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에게 도루를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고 있다. 앞서 말했듯 많은 도루로 인해 시즌 끝까지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할 거란 염려가 크다. 데뷔 3년도 안 돼 큰 부상을 몇 차례 겪은 것도 이유가 됐다. 김도영은 지난 시즌 초 왼쪽 5번째 중족골 골절상으로 약 3개월을 결장했고, 시즌을 마치고 나서는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엄지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 진단을 받아 4개월의 재활을 해야 했다.

'거포' 김도영의 가능성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뛰어난 재능이었다. 리그 톱급의 타구 스피드와 순발력으로 30홈런도 칠 수 있는 유망주가 자신의 재능을 안타와 도루에만 쓰긴 아쉽다는 것이었다. 이 감독은 이미 지난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김도영의 성장 방향에 관해 설명한 바 있다.

김도영이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당시 이 감독은 "(김)도영이는 실제 경기에서 나오는 타구 스피드 자체가 나성범 정도의 타구 스피드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공만 뜬다고 하면 홈런은 20~30개는 충분히 칠 수 있는 선수라고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전까지 도영이는 자신이 안타 치고 도루를 해야 하는 선수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다. 나는 반대로 타구 속도가 빠르니까 홈런도 충분히 칠 수 있는 선수라 생각했고 웬만하면 타구를 조금 띄우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득점 생산성 면에서 도루보다 홈런이 낫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홈런 타자의 비중이 나성범, 최형우(41) 등 베테랑들에 쏠려 있는 KIA에도 젊은 거포의 존재는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다. 이 감독은 "도루는 어느 정도 개수만 딱 정해놓고 뛰고, (줄이는 만큼) 장타를 칠 수 있으면 팀에게는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도루를 너무 많이 해도 부상을 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도루에서 (재능을) 조금 아끼더라도 다른 면에서 조금 더 올리면 팀에도 훨씬 더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3번에 배치돼 클린업 타순을 소화하고 있는 김도영은 나성범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는 중이다. 빠른 발의 장점도 잃지 않고 있어 그 파괴력은 더 배가 된다. 23~24일 고척 키움전이 대표적이었다. 김도영은 23일 고척돔 왼쪽 외벽을 강타하는 타구 속도 169㎞의 벼락같은 홈런포를 때려냈고, 24일에는 KIA가 1-1 동점을 만든 6회 초 1사 2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적시 3루타로 팀의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실 이종범 전 코치도 장타력이 없는 선수가 아니었다. 도루가 워낙 압도적이었을 뿐, 1997년 30홈런을 비롯해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는 진정한 5툴 플레이어였다. 어쩌면 이제서야 김도영은 진정한 제2의 이종범의 길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타에 눈을 뜬 김도영이 올 시즌을 어떤 형태로 마칠지 한국 야구팬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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