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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초능력물 전성시대...쾌감만큼 공감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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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윤재(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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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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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무빙' 성공 이어 한국형 히어로들 봇물

'캐셔로', 사진=넷플릭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디즈니+ 시리즈 '무빙'의 한 장면. 사진=디즈니+
누구나 살다 보면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길 바라는 순간이 있다. 아침 등굣길이나 출근길에 만원버스나 지하철에 시달릴 때면 어딘가 ‘포털’을 만들어서 순간적으로 몸을 옮기는 능력이나 하늘을 유유히 날거나, 땅을 빛처럼 달려 목적지에 가는 꿈을 꾼다. 시험이나 중요한 만남을 앞두고는 시험지 뒤에 답안이나 앞에 앉은 사람의 의중을 투명한 유리처럼 들여다보는 투시능력을 떠올린다. 하지만 엄연히 ‘초능력’은 ‘능력을 초월한 능력’, 보통 사람들에게 찾아올 리 없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드라마들은 ‘초능력’에 몰두하고 있다. 기이하고 신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보여주고, 이 사람들이 능력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가지게 된 ‘반대급부’에 집중한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현란해진 컴퓨터 그래픽(CG)은 볼거리를 보완한다. 지난해부터 봇물 터지게 된 ‘초능력 드라마’는 안방의 대세가 됐다.



오는 5월4일부터 JTBC는 토일드라마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방송한다. 천우희와 장기용, 고두심, 수현, 오만석 등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남다른 능력을 가졌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를 다뤘다.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지만 아무 구할 수는 없었던 복귀주(장기용)가 그의 능력을 회복시켜주는 여자 도다해(천우희)를 만나는 과정을 다뤘다.


넷플릭스 역시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서사를 준비했다. 이창민 감독이 연출을 맡는 ‘캐셔로’다. ‘캐셔로’는 현금을 뜻하는 ‘캐시(Cash)’와 영웅을 뜻하는 ‘히어로(Hero)’를 결합한 제목(Cashero)에 걸맞게 능력을 위해 큰 반대급부를 치러야 하는 소시민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이준호와 김혜준, 김병철과 김향기 등이 출연한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더 B팀’도 있다. 현재 배우 박은빈이 작품의 주인공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원하지 않게 능력이 발동되는 ‘하차가 있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JTBC '히어로가 아닙니다만' 스틸. 사진=JTBC
JTBC '히어로가 아닙니다만' 스틸. 사진=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 가장 먼저 방송되고, 그 뒤를 ‘캐셔로’나 ‘더 B팀’ 정도가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할리우드 특히 마블스튜디오나 DC 등의 히어로물 영화를 통해 ‘영웅의 서사’가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선 것은 오래 전이지만, 이러한 서사의 주인공이 우리 주변 사람 특히 한국인들로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당장 지난해로 그 시계를 돌려볼 수 있는데 강풀 작가의 원작으로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송된 ‘무빙’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김석윤 감독의 연출로 JTBC에서 방송된 ‘힙하게’가 있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JTBC에서는 ‘힘쎈여자 강남순’, tvN에서는 ‘소용없어 거짓말’이 전파를 탔다. ‘무빙’은 국가정보원을 배경으로 비밀리에 국가에 의해 육성됐던 초능력자들과 그 아랫세대의 이야기를 다뤘고, ‘힙하게’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물의 엉덩이를 만지면 그 개체에 대한 과거가 떠오르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자가 등장했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모계 유전으로 괴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소용없어 거짓말’은 사람의 거짓말을 알아낼 수 있는 능력자가 등장해 서사를 진행했다.


과거의 초능력자 드라마에 비해 최근 기획되는 초능력자 드라마가 보여주는 차이는 그 ‘반대급부’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초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범상한 능력을 잃은 사람들이다. 행복한 과거로 타임슬립이 가능한 아빠는 우울증에 걸려 행복이나 능력을 잃고,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몽을 꾸는 할머니는 불면증에 걸려 잠을 못 잔다. 하늘을 훨훨 날던 고모는 비만으로 몸이 무거워져 추락했다.


‘캐셔로’의 인물들도 비슷하다. 이준호가 연기하는 강상웅은 평범한 공무원이지만 손에 쥔 현금만큼 힘이 세진다. 게다가 힘을 쓰고 나면 그 현금이 사라진다. 김병철이 연기하는 변호인은 술을 마시면 능력이 발동하는 인물이라 숙취나 주사 등 그 반대급부가 세진다. 김향기가 연기하는 방은미는 섭취한 칼로리만큼 염력을 쓸 수 있는 인물로, 그에 따라오는 비만이나 건강악화 등 반대급부를 견뎌야 한다. ‘더 B팀’의 초능력자들 역시 초능력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 그래서 ‘하자가 있는 초능력자’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캐셔로', 사진=넷플릭스
'캐셔로', 사진=넷플릭스


이는 대한민국의 초능력자물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구성인데, 과거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큰 힘에는 큰 책임 따른다”는 말이 나왔던 것처럼 큰 힘에 못지않게 큰 책임에도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흔히 초능력자물이라고 하면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배틀’의 장관보다는 초능력을 가지면서 오히려 자신의 것을 잃어야 하는 조건을 걸어 여기에 고심하고 번민하며 시련을 겪는 인물들의 서사에 더 방점을 찍었다.


이는 넷플릭스에서 26일 공개되는 ‘종말의 바보’에서도 건드리는 서사다. 200일 후 지구를 괴멸적으로 파괴할 소행성의 도착 전 대한민국 웅천시의 사람들은 일상을 영위하지만,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이들도 생긴다. 드라마는 이들을 모두 ‘소시민 영웅’으로 치켜세우지만, 그들은 그렇게 되기까지 죽음을 받아들이고 혼란을 막아야 하는 책임도 생긴다.


초능력자 드라마는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능력자의 서사 그리고 발달된 CG의 기술로 덩달아 체급을 키워왔다. 하지만 K-콘텐츠의 각색은 조금 더 달랐다. 능력을 가진 대신 평범함을 잃는 능력자들을 내세워, 진정한 초능력은 무엇인지 되물어 본다. 우리가 생활 속 흔히 했던 상상, 그 상상들의 흥분보다는 지금의 삶에 천착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더 옳은 길임을 지금의 초능력자 드라마는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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