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상 중 바이든·네타냐후 통화…백악관 "6주+α 휴전 기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160일을 넘긴 가운데 중재국들의 지원 속에 종전 언급까지 전해진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하마스가 종전 전제 휴전 원칙을 재차 강조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은 전화 통화로 관련 논의를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3.11.08 /AFPBBNews=뉴스1

로이터통신 및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해 가자지구 추가 지상전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측 한 행정부 관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약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으며, 통화 내용의 4분의 3은 협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남부 국경도시 라파에 대한 침공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에서의 즉각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해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와 같이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 작전을 만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파에는 북부 피란민 등 100만명이 현재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은 라파 침공을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하며 추가 지상 작전이 벌어질 경우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에서 "이스라엘은 우리(미국)의 관점과 우려를 공유할 때까지 라파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확언했다"고 말했다.

또한 백악관은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 통화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앞으로 휴전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26일 중재를 맡은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 측에 "마지막 기회"라며 휴전 협상안을 건넸다. 하마스 역시 이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측 관계자 2명을 인용해 협상안에 가자지구의 '지속 가능한 평온의 회복'을 논의할 용의가 있음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9~30일 중동을 방문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을 중재해 온 이집트와 카타르 관리들을 만나고, 요르단과 이스라엘에도 들를 예정이다. 이번 중동 릴레이 순방에서는 인질 석방, 휴전 등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커비 보좌관은 ABC에서 모든 하마스 억류 인질의 석방 및 가자지구 북부의 민간인에 대한 지원을 위해 협상 결과 일단 6주 동안 휴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6주간의 임시휴전 이후 어쩌면 더 지속적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추가적인 결과도 기대했다.

2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공개한 이스라엘인 인질 영상. 사진 속 남성은 키스 시겔(64)로 추정된다. /로이터=뉴스1

2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공개한 이스라엘인 인질의 모습. 남성은 오므리 미란(47)으로 추정된다. /로이터=뉴스1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체에서 전쟁을 멈추는 조건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과의 어떤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되풀이했다. 하마스 고위 간부 사미 아부 주흐리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는 현재 이스라엘이 중재국들을 통해서 하마스에 보내온 제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이스라엘의 전쟁 종식을 다시 한번 요구했다.

하마스의 2인자인 칼릴 알하이야는 최근 24일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스라엘이 '두 국가 해법'을 수용하면 무기를 내려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