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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선 끼쳐 죄송"…'KC 미인증 직구 금지' 없던 일로

머니투데이
  • 박광범 기자
  • 세종=조규희 기자
  • 유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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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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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왼쪽 두번째)이 19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해외직구 대책 관련 추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오른쪽 두번째)이 19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해외직구 대책 관련 추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정부가 KC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도 지금처럼 해외 직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산 어린이 제품·전기·생활용품 등 80개 품목에 대한 해외직구 금지 결정 이후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다음달부터 유해물질이 검출된 품목에 한해 직구를 차단한다. 정치권은 물론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서 조차 무리한 규제 추진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이유 불문하고 혼선 끼쳐 죄송"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해외직구 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이유 여부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희(정부)가 말씀드린 80개 '위해품목의 해외직구를 사전적으로 전면 금지·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KC인증(안전·보건·환경·품질 등의 법정 강제인증제도를 단일화한 국가인증통합마크)을 받지 않은 해외 제품의 직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어린이용 물놀이기구 △어린이 놀이기구 △자동차용 어린이보호장치 △어린이용 비비탄총 등 어린이제품 34개 품목과 △일반조명기구 △수도 동결 방지기 △재사용전지 시스템 △가스라이터 등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 이 포함됐다. 또 △가습기용 보존처리제품 △가습기용 생활화학제품 △가습기용 소독·보존제 △감염병예방용 방역 살균·소독제 △보건용 살충제 등 12개 생활화학제품 등을 더해 총 80개 항목이다.

이 차장은 해당 품목의 구매를' 즉시에, 일시에, 전면적'으로 금지·차단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는 "학용품, 어린이 제품도 종류가 수천, 수만,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도 잘 안 되는 것들이고 조명기기도 제품 종류가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80개를 일시에 한꺼번에 사전에 해외직구를 차단한다, 금지한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달에 갑자기 이 모든 품목에 대해서 법률 (개정을) 다 해서 사전적으로 차단·금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원래 불가능한 일이며 정부에서는 이러한 대안조차 검토해 본 적이 없다"며 "80개 품목, 위험할 것 같은 품목에 대해서 관계부처와 함께 관세청, 산업부, 환경부 등과 함께 집중적으로 위해성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면·사전 해외직구 금지·차단이 아닌 위해성 조사부터 실시하고 그 결과물을 통해 차단 등의 대책을 강구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의미다. 위해성 조사 전이나 해당 품목이 아니라면 자유로운 해외 직구가 가능하다. 물론 조사 결과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면 직구 금지 품목에서 제외된다.

유일한 안전성 기준으로 내세웠던 KC 인증 여부도 재검토한다. 다른 국가의 안전 기준 등을 검토해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김상모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은 "전기용품·생활용품안전법, 어린이제품안전법에 있는 68개 품목의 직구의 안전성을 위해서 법률 개정을 통해서 KC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을 차단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며 "앞으로 KC 인증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므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서 법률 개정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 스스로 키운 논란…소비자 '반발', 여권도 '비판'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왼쪽 두번째)이 19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해외직구 대책 관련 추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왼쪽 두번째)이 19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해외직구 대책 관련 추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이번 논란은 정부 스스로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지난 16일 '국민 안전을 해치는 해외직구 제품 원천 차단'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어린이 제품 34개 품목(유모차, 완구 등)은 철저한 안전관리를 위해 KC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직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화재, 감전 등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큰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전기온수매트 등)도 KC 인증이 없으면 해외직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KC 인증을 받지 못한 어린이제품 및 전기·생활용품의 경우 해외직구가 금지된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당장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규제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를 하는 이유가 국내에 원하는 물건이 없거나 더 싼 가격에 구매하기 위한 것인데 KC 인증을 받은 물건만 직구가 허용되면 가성비 효과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규제 반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한 청원인은 '해외직구 자유를 보장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수많은 제품의 해외직구를 금지하려 하지만 국민 스스로 위험을 평가하고 선택할 자유가 있다"며 "국민을 과보호한다면 이는 국민 자유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거들었다. 총선 이후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직구시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KC인증이 없는 80개 제품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 일방적으로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것은 무식한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는 해외직구 제품으로부터의 국민 안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정책의 오해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이 차장은 "다양한 파트(분야)를 종합 정리하다 보니, 특히 안전에 대한 것들을 강조하다보니 (1차) 보도자료가 그렇게 나갔다"며 "(1차 보도자료) 워딩이 (국민들이 오해해) 받아들일 수 있게 나갔다는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강제로 해외직구를 막으려면 관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국민 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물품의 통관을 보류할 수 있다'는 관세법 237조를 손봐야 한다.

정부는 산업부와 환경부, 서울시 등 관계기관이 그동안 진행해 온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 결과와 앞으로 추진할 안전성 조사에서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한해서만 반입을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관세청과 서울시의 안전성 조사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국내 안전 기준치 대비 270배 초과 검출된 '어린이용 머리띠'나 기준치를 3026배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된 '어린이용 장신구' 등 위해성이 확인된 특정 제품만 반입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논란을 두고선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조차 무리한 규제 추진이란 비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KC 인증 의무화의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대상을 전체 해외직구 물품으로 잡은 것은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C커머스 상품 중 유해성분이 발견된 제품 위주로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중국 셀러들이 KC 인증을 받은 제품을 팔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검토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시달리면서 중국 등으로부터 저렴한 제품을 많이 직구하고 있다"며 "안전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유아용품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지만 KC 미인증이면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건 국내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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