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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면허·음주 10범 잡으려고…검사가 '잠복 수사'한 이유

머니투데이
  • 양윤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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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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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검찰, 검찰로고 /사진=김현정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스1
일용직 생활을 하던 5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7월24일 포항에서 만취 상태로 술을 마시고 카니발 차량을 운전하던 중 사고를 내 경찰에게 검거됐다. A씨는 검거 당시 면허도 없었다. 조사 결과 그는 음주·무면허 운전만 10번 이상 저지른 상습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3월29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면서 또다시 운전대를 잡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를 체포했던 이는 그를 소환한 담당 검사였다. 김도윤 대구지검 포항지청 검사(30대·남)가 검찰청 직원과 함께 검찰청 입구에서 A씨를 기다린 일종의 '잠복 수사'의 결과였다.


김 검사와 수사계장은 A씨가 약속된 시간에 조사받으러 오지 않자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검사 등은 전화 통화에서 A씨가 차량을 운전하고 있는 것 같은 '촉'이 느껴졌다고 한다. 김 검사는 "차량을 운전할 때 나는 소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김 검사는 A씨가 끌고 온 현대 테라칸 차량과 열쇠를 압수한 뒤 몰수를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핵심적 범행 수단인 차량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재범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김 검사는 다시 A씨를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겼고, 결국 법원은 A씨에게 차량 몰수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삽화, 검찰, 검찰로고 /사진=김현정
삽화, 검찰, 검찰로고 /사진=김현정
현직 검사가 직접 현장 나가서 범인을 검거하는 일은 드물다. 검사는 출근해서 온종일 서류만 봐도 밤 12시에 퇴근해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기 때문이다. 초임 검사가 처리해야 될 사건만 1년에 1500건에 육박한다. 특히 피해자가 없는 단순 음주운전·무면허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 사건의 경우 기계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김 검사가 과거 경찰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이번 범행을 적발하는 데 도움을 줬다. 김 검사는 2021년 검사로 임관하기 전 경찰관으로 근무했다. 김 검사는 2014년 경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부터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약 2년간 수사관으로 근무했다.


김 검사는 "경찰대 재학 시절 음주단속을 하는 교통 실습을 나갔는데, 당시 도주하는 차량이 있었다"며 "제가 쫓아갔는데 더 위험해질 상황에 부닥칠 수 있어서 결국 놓쳤다. '저 사람을 저렇게 놓치면 처벌을 못 하는 것인가'라는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험으로 음주운전 등의 범죄는 현장에서 적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도 현장에서 적발되는 범죄가 있으면 바로바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김 검사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그 피해자가 내 가족이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달라"며 "앞으로도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차량이 몰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몰수 판결이 선고되지 않을 경우 적극적으로 항소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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