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채상병 특검 찬성 촉구 "국회가 행동으로 답할 때"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이승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채상병 특검법'(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 재표결을 앞두고 자당 의원들에게 "당당하고 의연하게 국민과 역사의 편에 서달라"며 찬성표를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에서 다루는 사안들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게 어디 있겠냐마는 오늘 처리할 법안의 무게는 특별히 남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채해병 특검법,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 논의될 안건들 하나하나가 국가의 존재 이유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며 "국민의 대리인이자 헌법 기관인 국회가 그 준엄한 물음에 행동으로 답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젊은 군인의 억울한 죽음과 권력의 부당한 개입 의혹을 밝히는 일은 진영을 초월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엄중한 책임"이라며 "권력자 눈치를 볼 게 아니라 국민의 기준에서 당당하게 처리해야 한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임을 알리기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찬성표를 호소하는 메시지도 냈다. 그는 "거듭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님들께 호소드린다"며 "여러분이 따라야 하는 것은 헌법 정신과 양심의 목소리이지, 찰나에 불과한 권력자의 뜻이 아니다. 역사가 여러분의 결단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패배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으실 것으로 믿는다"며 "국민과 함께 이기는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힌 해병대원 특검법을 재의결하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비롯한 다른 법안들의 통과를 위해 한 분도 빠짐없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국민의 민생과 밀접한 법안들을 처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4·10) 총선 민심에 드러난 국민 요구에 응답하는 길"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법에 따라 직회부된 법안들을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도 했다. 그는 "그동안 (여야가) 숱하게 협의해 왔는데 결론이 안 났다면 의장께서 결단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해서 국회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가 거론한 직회부 법안은 민주유공자법과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한우산업지원법 제정안,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등이다. 모두 민주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 여당 반대 속에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21대 국회 내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정부·여당의 결단도 촉구했다. 이 대표는 "비록 21대 국회 임기가 내일까지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연금개혁을 처리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며 "양당이 합의한 안조차 처리하지 못하다면 앞으로 복잡한 연금개혁 (구조개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21대 국회에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 개혁을 먼저 처리하고 다음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하자고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보험료율 13%는 여야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한 것이고, 소득대체율 44%는 여당의 개혁안 내용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모수 개혁과 구조 개혁을 차기 국회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