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새 국보법 첫 적용 '선동 혐의' 6명 체포…최대 징역 7년형

홍콩 경찰이 지난 3월 통과시킨 새 국가보안법을 처음으로 적용해 선동적 내용의 게시물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한 혐의로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사태 기념 시위를 준비해 온 활동가 6명을 체포했다.

홍콩 야당인 사회민주당(LSD) 인사들이 정부 청사 밖에서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례적인 공개 시위를 벌였다./AFPBBNews=뉴스1

28일(현지시간) AF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 국가안전국은 성명을 통해 "2024년 4월부터 익명의 SNS 페이지에 선동적인 의도를 가진 메시지를 게시한 혐의로 여성 5명과 남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이 새로 제정한 '국가안전조례'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대 징역 7년 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이들 중 한 명은 톈안먼 사태를 애도하기 위해 연례 촛불 행사를 주최하던 단체의 지도자 차우항퉁이라며, 차우를 포함한 6명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사용해 익명으로 게시물을 올렸고 밝혔다.

탕 장관은 "이들의 행위는 지난 4월 시작됐으며 민감한 날짜를 노려 대중이 공공질서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저지르도록 선동했다"며 "중국과 홍콩 정부, 사법부에 대한 불만과 증오를 선동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이 최근 안정과 번영을 되찾기 시작했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다"며 "우리는 여전히 국가 안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게시물의 내용이나, 차우를 제외한 인물들의 정확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지 경찰은 차우를 제외한 5명의 집을 수색하고 전자기기 등을 압수한 상태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차우 외에 다른 사람들은 37~65세로, 여기에는 차우의 어머니 메디나 차우 라우 와춘도 포함됐다.


특히 차우는 이미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돼 2021년 9월부터 교도소에 수감 중인데, 당국은 수감된 차우가 다른 5명의 도움을 받아 SNS에 '선동' 목적의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했다고 본다. 당국은 '차우항퉁클럽(ChowHangTungClub)'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대상으로 선동 혐의를 적용했는데, 여기에는 지난 4월30일 차우가 쓴 것으로 보이는 개인적인 반성문도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에릭 라이 조지타운대학교 법학 연구원은 "온라인을 포함한 모든 대중의 토론이나 의견이 선동적이거나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홍콩 정부가 시위에 쓰이는 노래 '글로리 투 홍콩'을 금지한 것을 지적하며 "홍콩의 디지털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는 명백히 축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은 지난 3월 '홍콩판 국가보안법'으로 불리는 국가안전조례를 발효했다. 기존에는 앞서 홍콩의 민주화 시위 해산 후 2020년 중국 정부가 도입한 보안법을 따라왔는데, 새로운 조례를 통해 통제를 강화한 것이다. 새 보안법은 반역과 폭동을 종신형으로 처벌하는 등 정부의 권한을 크게 확대했으며 이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변국에서 강력하게 비판받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 법이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더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