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이 내민 화해의 손길, 하이브는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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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대표직을 유지한 민희진 대표에게선 여유가 느껴졌다.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분노에 차 있었던 첫 번째 기자회견과는 묘하게 분위기가 달랐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한 상황에서 민희진 대표가 꺼낸 단어는 화해였다.


민희진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달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수척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던 민 대표는 이날 밝은 의상과 이에 버금가는 미소로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민 대표는 자신을 지지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민 대표는 "지난 기자 회견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고 다시 없었으면 좋겠기도 하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이해해 주시고 냉정한 시각으로 보려고 해주셨던 분들,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던 분들이 너무 감사드린다. 일이 잘 풀리고 정리가 잘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분들께 보은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대표 측 사내이사 2명에 대한 해임안과 어도어 신규 사내이사 3명의 선임안이 통과됐다. 다만 법원이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민 대표는 해임을 피했다.


민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많이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하이브 측이기 때문에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는 이상 하이브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민희진 측 법률 대리인은 "대표 이사는 이사회에서 해임을 하기 때문에 이사들의 결의만 있으면 대표이사는 해임될 수 있다. 법적으로 이사들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서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주주 간 계약에 하이브가 선임한 이사로 하여금 민희진 대표이사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어쨌든 주주 간 계약을 지키라는 게 법원의 결정이다. 새로운 이사들이 민희진 대표를 해임하지 않도록 하이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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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불편한 동거가 계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에게 먼저 화해를 제안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도 이 이야기를 들을 텐데 타협점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싸우면서도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 모르겠다. 대의적으로 어떻게 실익인가를 생각해서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법원에서도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고 판단한 상황이니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감정적인 부분은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하는 것이냐는 직접적인 질문에도 "맞다"라고 인정하며 "제 입장에서는 제가 싸움을 일으킨 게 아니다. 저는 개인의 이득보다는 뉴진스와 함께 하기로 한 일련의 플랜을 가져가고 싶다는 거다. 그것이 누구에게도 손해가 아니다. 조직이 개편되고 뉴진스가 쉬게 되는 건 아무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제안을 드리는 것이다. 감정적인 상처는 서로 받았을 것이다. 지긋지긋하게 싸웠으니 다음 챕터로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기한도 설정하지 않은 민 대표는 "시한을 둘 이유가 없다. 툭 까놓고 말해 같이 일하기 힘든 건 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기분 나쁘다고 그만둔다고 하면 망가지는게 많다. 너무 열받고 힘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에게 유리한 방향을 생각하면 아프더라도 참고 가야하는게 아닌가 싶은 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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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를 제안한 민희진 대표는 다른 아티스트들에 대한 언급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도 상처를 받았고 모두가 상처를 받았다. 누구를 특정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기보다는 모두에게 상처를 그만 주기 위해서는 언급을 멈춰야 한다. 상처를 주느니 마느니 하는 언급 자체가 상처가 될 수 있다. 또 이러한 상처를 씻어내기 위해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뉴진스와 앞으로도 함께하고 싶다며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한 민 대표는 "좋아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게 마음 아플 때도 있다. 백이면 백, 아무거나 집어도 꽝이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드리는 게 팬분들에 대한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양심에 찔리지 않으려면 그분들이 돈을 쓸 때 돈이 아깝지 않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브는 30일 가처분 인용 이후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대응을 예고한 상황에서 민 대표는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과연, 하이브는 이를 받아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