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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배만 불린 1.7조 배당…국민연금은 '은행주' 군침만, 왜?

머니투데이
  • 김남이 기자
  • 이병권 기자
  • 김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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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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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금융지주법에 발목 잡힌 '은행주 밸류업' (上)

[편집자주] '코리아 밸류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 하지만 은행법에 근간을 둔 금융지주사법이 은행주 밸류업을 가로막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률, 전 국민에게 돌아가는 배당수익으로 국민연금이 최적의 투자자로 꼽히지만 매수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일부 은행지주사는 대주주 지분율이 높다는 이유로 자사주 소각을 못 할까 고민할 정도다. 은행주가 밸류업 모범생이 되고 국민 배당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올해만 40% 뛴 은행주…더 담지 못하는 국민연금, 왜?


4대 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그래픽=김다나
금융지주법에 발목 잡힌 '은행주 밸류업'/그래픽=김다나
'코리아 밸류업의 모범생' 은행주를 국민연금이 더 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지주회사법으로 지분 보유가 10%까지로 제한돼서다. 시장에서는 지분 제한이 완화되면 은행주 밸류업에 속도가 붙는 것은 물론 은행의 이자 수익이 전 국민의 노후에 도움을 주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지분을 △KB금융 8.23% △신한금융 8.04% △하나금융 8.49%(이상 2024년 1분기말 기준) △우리금융 6.31%(2023년말 기준)을 보유 중이다. 이중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0.5배인 은행주는 한국 증시의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코리아 밸류업의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다. 밸류업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도 많이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KB금융이 43.4%, 하나금융이 39.2% 상승했다.

국민연금이 10% 이상 보유한 국내 주식도 많지만 은행주를 더 담기는 여의찮다. 금융지주회사법의 보유 제한 규정에 막혀서다. 2011년 정부가 국민연금을 금융자본으로 유권해석을 내리고,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특정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있도록 '10%룰'이 개정됐으나 은행주는 예외다.

금융지주회사법은 동일인이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수의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초과 보유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지분 확대가 어려우면서 은행주의 배당 확대 수혜도 제한적이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만 1조7900억원을 배당했는데, 국민연금은 1380억원가량을 가져간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은 해외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국민연금이 주요 은행주 지분을 10%에 육박할 정도 갖고 있었으나 최근 8%대에 맞추고 있다"며 "은행주의 자사주 소각 등이 활발해지면서 10% 보유 제한에 여유를 두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 '10%룰' 은행주 저평가·외국인 지분 증가 요인 중 하나…배당 확대, 국민 노후 자금 관리에 도움

4대 금융, 올해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4대 금융, 올해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금융시장에서는 연기금의 은행주 보유 제한이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주처럼 성장 가능성보다는 이익의 안정성이 높은 업종은 개인투자자나 단기투자자보다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의 관심이 높은데 지분 제한이 이를 막고 있다.

자산이 1101조원까지 늘어난 국민연금 입장에서 은행주는 최적의 투자처 중 하나지만 투자를 늘리기가 힘들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비중은 33.3%로 국내주식 투자 비중(14.2%)보다 19.1%포인트 높다.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국내 투자처가 적다는 게 비중 차이의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현금배당수익률(4일 종가기준)은 3.94~7.11%로 국민연금의 수요를 채워줄 수 있다. 또 연기금의 은행주 보유는 배당 확대가 국민 전체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자 수익으로 거둔 이익을 배당 확대에 쓰고, 이것이 국민 노후 자금 관리에 도움을 주는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지분 제한은 국민연금의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위탁운용사의 은행주 매수에도 영향을 준다. 개인의 관심이 적고, 주요 기관의 매수가 제한되는 상황은 은행주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또 외국인의 지분율이 높은 것(4대 금융 평균 63%)에도 영향을 줬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연기금 지분 제한이 완화된다면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주식을 살 수 있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이 우선 반가울 것"이라며 "현재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위탁운영사 등 기관투자자도 제한이 되기 때문에 국내 수급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의 은행주 지분 확대가 경영권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당한 경영권 간섭이 이뤄지지 않도록 경영을 잘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인 '10%룰' 완화 방식도 거론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은 "은산분리 이슈와 엮여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검토가 해야 한다"면서도 "주요 투자자의 보유 한도 규제로 인해 밸류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어 제도개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주 쓸어 담는 외국인…국민연금은 밸류업 효과 '그림에 떡'



4대 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그래픽=김다나
4대 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그래픽=김다나

최근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로 '저평가주'로 지목되던 은행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은행주가 배당을 늘리면 결국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 3일(종가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단순 평균 62.4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59.70%)에 견줘 2.78%포인트(P) 가량 늘었다.

개별 금융사로는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해 말 72.02%에서 지난 3일 76.54%로 4.5%P 이상 늘어 80%대를 바라보고 있다.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37.96%에서 42.61%로 4.65%P 뛰면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60.24%에서 60.85%, 하나금융은 68.57%에서 69.92%로, 일제히 외국인 지분 비중이 높아졌다.

코스피 시장 전체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해말 18.83%에서 지난 3일 19.61%로 약 0.8%P 올랐지만, 금융지주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국내 은행업종의 외국인 지분이 높은 이유는 IMF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들이 민영화하면서 외국인들이 지분을 많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에 합병된 외환은행이 당시 미국계 펀드사 론스타를 주인으로 맞으면서 외국인 지분이 1% 미만에서 70% 이상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해외 연기금이 안정적인 배당을 목적으로 장기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높은 외국인 지분으로 인해 금융지주들이 배당을 확대할 때마다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영업이익 중 79%(40조4348억원)를 이자이익으로 벌어들이는 등 이자는 국내에서 받아 배당했는데 외국인 지분율이 높다보니 해외에 유출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지급한 1조7906억원 중 1조1131억원이 외국인 몫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금융지주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막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금융권에서는 지분보유 한도 등 규제를 완화해 국민연금이 은행주 매수에 나선다면 밸류업 여력이 커지고 '국부 유출' 논란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주주환원을 확대하며 국내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총주주환원율은 33~38.6%로 지주별로 전년(27~30%) 대비 6.0~10.7%P 확대됐다. 특히 KB금융은 최근 금융지주 가운데 첫 번째로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고 나섰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꾸준히 하고 배당성향을 높인다는 확신만 주어진다면 국내 투자자들도 은행주에 적극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라며 "이익이 늘어도 배당은 소심하다는 게 은행주들에 대한 비판이었는데 그걸 뒤집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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