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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서 카드 발급도 '척척' "할만하네"...'은행사용법' 배우는 시니어

머니투데이
  • 인천=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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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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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오팔세대, 금융 사용설명서④

[편집자주] 1958년생을 비롯해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의 기준인 '만 65세'에 대거 합류했다. 산업화 시대를 겪으며 자산을 급격히 늘린 이들의 은퇴, 상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은퇴 없이 활동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회사들의 실버(銀)세대 공략 전략과 실버세대의 은행(銀行) 이용 방법을 알아본다

하나은행 대전지점의 컬처뱅크 내부 모습. 맞춤형 음악감상실 전경 /사진제공=하나은행
지난달 28일 인천 남동구 신한은행 인천영업부센터 4층 신한 '학이재'는 시니어 수강생들의 학구열으로 가득했다. 인근 행정복지센터에서 10명 안팎의 시니어들이 디지털금융 교육을 받기 위해 모였다. /사진=이병권 기자
"앱(애플리케이션) 써보니까 해볼 만하네요? 배운다는 마음가짐에 달렸나 봐요."

지난달 28일 인천 남동구 신한은행 인천영업부센터 '학이재'에서 태블릿PC로 은행 앱 사용법을 배운 70대 여성 A씨는 "반복해보니 어색했던 사용법이 익숙해졌다"며 "날 더울 때 은행 나갈 필요 없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학이재에 모인 시니어 10여명은 서툰 손동작으로 화면에 뜬 버튼을 눌렀다. 처음에는 갈팡질팡하던 손가락 끝에서 이내 자신감이 묻어났다.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학이재'는 대표적인 시니어 디지털금융 교육센터다. 논어 학이편 제1장의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문장 속 배움의 의미를 담아 이름 지었다. 점포가 줄면서 대면 거래가 익숙한 시니어들이 금융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은행권은 디지털교육에 직접 나섰다.

시니어들도 새로운 배움에 적극적이다. 무인 금융기기 앞에서 서성대다가 주변 젊은이에게 묻거나 도움을 받는 민망함을 피할 수 있다. 인천영업부센터 '학이재'에는 영업점과 똑같은 비대면 화상 상담 창구·스마트 키오스크(STM)가 설치돼 있다. 번호표를 뽑는 것부터 비대면 거래로 카드발급을 받는 과정을 영업점처럼 구현했다.

실습을 위해 교육용 서버를 따로 구축할 정도로 공들였다. 강사 1명과 학이재 어시스턴트 1명, 대학생 홍보대사 5명 등이 시니어 곁에서 밀착 교육을 진행했다.


 창구에서 AI은행원과 방문 목적을 묻고 대답하면 은행원이 화상 연결된다. 화상 연결된 행원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시니어들은 손을 흔들며 '잘 들리느냐'고 인사를 주고받았다. /사진=이병권 기자
창구에서 AI은행원과 방문 목적을 묻고 대답하면 은행원이 화상 연결된다. 화상 연결된 행원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시니어들은 손을 흔들며 '잘 들리느냐'고 인사를 주고받았다. /사진=이병권 기자
이날 무인기기를 통한 카드발급 실습도 진행됐다. 무인 화상 상담 창구에서 AI(인공지능) 은행원과 방문 목적을 묻고 대답하면 실제 은행원이 화상으로 연결된다. 연결된 은행원이 화면에 나타나자 일부 시니어들은 손을 흔들며 '잘 들리느냐'고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반가움은 잠시 스마트 키오스크를 통해 실물 카드를 발급 받아야하는 단계에 오자 시니어들은 서로 '먼저하라'고 순서를 미루기도 했다. 이때 학습을 보조하던 신한 대학생 홍보대사와 학이재 어시스턴트들이 나서 시범을 보였다. 시범을 눈여겨 본 시니어들은 모두 카드를 발급 받았다.

키오스크에서 발급 받은 카드를 손에 쥔 60대 남성 B씨는 "밀어주고 끌어주니까 할 수 있었다"며 "큰 아들도 이거 잘 모를텐데 내가 알려줘야겠다"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한쪽에선 태블릿PC를 활용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가려내는 실습이 진행됐다. 시니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도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등 확실한 징후가 나오면 바로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챘다. 실습을 마친 70대 남성 C씨는 "대뜸 돈을 입금하라거나 개인정보를 달라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라고 배웠다"며 "지인들한테도 주의를 꼭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소비자보호부 관계자는 "폐점포를 활용할 방안을 구상하다가 사회 환원의 의미로 학이재가 탄생했다"며 "체험하는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오는 8월 수원에 추가로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쪽에선 태블릿PC를 활용한 교육이 한창이었다. 녹음된 통화를 들으면서 보이스피싱 여부를 가려내는 실습이다. 시니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도 확실한 징후가 나오면 지체없이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정했다. /사진=이병권 기자
한쪽에선 태블릿PC를 활용한 교육이 한창이었다. 녹음된 통화를 들으면서 보이스피싱 여부를 가려내는 실습이다. 시니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도 확실한 징후가 나오면 지체없이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정했다. /사진=이병권 기자
교육뿐만 아니라 시니어 '특화점포'도 다양한 형태로 운영 중이다. 시니어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지역민과의 상생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대형 밴을 개조한 'KB시니어라운지'를 운영하면서 노인복지관 등을 직접 찾아가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인천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최근엔 특화점포에 '휴게·문화 공간'을 만드는 게 트렌드다. 우리은행은 화곡동 지점에 사랑채와 우리마루 등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인근에 전통시장이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센터'도 운영한다. 경영컨설팅으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대전지점과 광주지점 등은 시니어를 위한 '컬처뱅크'로 꾸며졌다. 시니어들은 LP음반·카세트테이프 등이 설치된 '음악감상실'과 영화를 감상하는 '시네마룸'이 있어 취미·여가를 즐길 수 있다. 문화 공간으로서 교육·원데이클래스 등도 수시로 열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업무만이 아니라 언제든 쉬고 싶을 때 와도 되는 공간으로 꾸몄다"며 "시니어가 은행을 더 편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특화점포도 경쟁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대전지점의 컬처뱅크 내부 모습. 맞춤형 음악감상실 전경 /사진제공=하나은행
하나은행 대전지점의 컬처뱅크 내부 모습. 맞춤형 음악감상실 전경 /사진제공=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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