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은행·보험, 1조 신디론 조성… PF 사업장에 최소 300억 지원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 참여사/그래픽=김지영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지원을 위한 1조원 규모의 은행·보험 신디케이트론이 조성됐다. PF 사업장을 경·공매로 낙찰받은 신규 사업자나 NPL(부실채권)사,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정상 사업장 등이 지원 대상이다. 최소 대출 금액은 300억원부터다. 소송 등 법률 리스크나 대주단 간 분쟁이 없는 사업장은 신디케이트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5대 대형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5개 보험사(한화생명 (2,905원 ▼5 -0.17%)·삼성생명 (94,400원 ▼1,200 -1.26%)·메리츠화재·삼성화재 (352,500원 ▼3,500 -0.98%)·DB손해보험 (114,600원 ▲2,700 +2.41%))는 20일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이같은 내용의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지난달 14일 발표된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의 후속 조치다. 참여한 10개 금융사는 우선 1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재구조화를 위한 여신을 공급하기로 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5조원까지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출 대상은 사업성을 확보한 부동산 PF 사업장 중 소송 등 법률 리스크가 없고, 대주단 간 분쟁이 없는 곳이다. 사업성을 고려해 주거 사업장이 우선적 지원 대상이다. 최소 여신 금액은 300억원이나 주간사가 차주 요건을 감안해 조정할 수 있다.

신디케이트론은 △경락자금대출 △자율매각 사업장 인수자금 대출 △NPL 투자기관 대출 △일시적 유동성 애로 사업장 대출 등 4가지 형태로 구성된다.

경락자금대출은 부동산 PF 사업장을 경·공매로 낙찰받아 사업 진행을 희망하는 신규 사업자가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타 사업 우발채무가 절연된 펀드, 리츠, PFV(프로젝트금융회사), SPC(특수목적법인) 또는 업력·자금 여력 등이 파악 가능한 시행법인이어야 한다. 브릿지론은 낙찰가 30% 이상, 본 PF는 총사업비 5% 이상을 자기자금으로 투입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의 직·간접 특수관계인(계열사 등)은 대출받을 수 없다.

대출 가능 사업장은 브릿지론의 경우 토지 매입이 완료돼야 한다. 본 PF는 미착공·분양미개시 사업장만 대상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축사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자율매각 사업장 인수자금 대출은 수의계약으로 부동산 PF 사업장을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기존·신규 사업자가 대상이다. 법인·자기자금 요건은 경락자금대출과 동일하지만 재구조화가 합의된 기존 사업자 및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가능하다.

NPL 투자기관 대출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NPL을 할인 매입하고자 하는 공신력 있는 NPL 금융기관이나 NPL 펀드가 대상이다. 대출채권 매입금액의 30% 이상을 자기자금으로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일시적 유동성 애로 사업장 대출은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나 건설사의 공사비 부족 등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사업장을 위한 것이다. 본 PF 여신이 없거나, 본 PF가 있는 경우 기존 여신을 포함해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계획하는 차주가 대상이다. 입주 예정일 이내 준공 예정, 사업성이 확보된 분양률, 신용도가 우량한 시공사 등 요건을 모두 갖춘 사업장이 대출받을 수 있다.

이번 신디케이트론은 채권액 기준 4분의3 이상의 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 찬성으로 신규 여신 취급 등을 의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업자가 희망하는 은행이 주간사 역할을 수행한다. 수수료 등은 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준에서 대주단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대출을 희망하는 사업자는 5대 은행 중 한 곳을 선택해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상담 후 사업자는 상담 은행을 주간사로 해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은행과 보험사에서 개별적인 여신 심사 이후 대출이 실행된다. 다만 경·공매사업장은 낙찰일로부터 여신 심사 기간이 30일 내외가 소요되므로 이를 고려해 신청해야 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신디케이트론이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자금을 집행해주길 바란다"고 금융사에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