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前 수사 지휘부 "악의적 비방·선동, 사법방해 행위"

삽화, 검찰, 검찰로고 /사진=김현정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전직 수원지검 지휘부가 수사팀을 향한 정치권 비판에 사법 방해 행위라고 반박했다.

홍승욱 전 수원지검장(51·사법연수원 28기)은 21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수사팀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선동은 명백한 사법 방해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두고 '술자리 회유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수사팀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회유해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홍 전 지검장은 글에서 "공당 일부 의원들은 수사팀 검사가 특정 사건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신상털이를 하여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주장하고, 특정 검사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치권력의 힘으로 수사뿐 아니라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심리와 판단은 최종적으로 사법부, 즉 법정에서 해야 할 일이지 입법부와 정치권이 개입해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려는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를 빙자한 허위사실 유포가 계속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임을 엄중히 말씀드린다"는 경고성 글도 남겼다.

전날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맡은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가 "이화영 전 부지사를 회유하거나 진실을 조작한 사실이 없고, 검찰 시스템상 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이다. 그는 민주당의 탄핵소추 대상 검사 중 한 명이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월 대북송금 1심 변론 종결을 앞두고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청에서 술자리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북송금 의혹으로 수원지검에서 조사받을 당시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 등과 함께 연어회와 술을 마시면서 '진술 조작' 회유를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이 전 부지사가 술을 마셨다고 주장한 날짜의 출정일지와 호송 계획서, 영상녹화실 내부 사진 등을 공개하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후 이 전 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자 지난 12일 이 대표를 대북송금과 관련 제3자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대북송금 관련 검찰 조작 특검법'을 발의했다. 법안은 김 전 회장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허위 진술 강요 및 회유 의혹 등을 수사하는 안이 골자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