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2분기 5조원 전후 이익 전망…'재고자산 충당금 환입' 효과도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2배 이상 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이 주요 배경이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환입'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1조9000억원에서 2분기 5조원 전후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증권사별 삼성전자 DS 부문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보면 △현대차증권 4조7980억원 △DB금융투자 4조8000억원 △대신증권 4조5200억원 △키움증권 5조750억원 등이다.

2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것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1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글로벌 업황 개선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2분기 영업이익 확대 전망의 또 다른 배경으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이하 충당금) 환입 확대가 꼽힌다.

충당금은 재고자산 가치가 하락할 때 회계상 반영하는 '비용'이다. 2022~2023년처럼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일 때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은 불어난다. 충당금이 늘어나는 만큼 손익계산서상 비용(매출원가)이 늘어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반대로 최근처럼 메모리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면 충당금 환입(충당금이 줄어듦)으로 비용이 축소돼 영업이익은 늘어난다. 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의 ASP(평균판매단가)가 전분기대비 각각 15%, 20% 안팎 수준 오른 것으로 추정한다. 1분기에는 D램과 낸드의 ASP 오름폭이 이보다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메모리 가격이 올라 충당금 환입이 이뤄지면 재고자산은 증가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메모리 판매가 늘었는데도 장부상 재고가 더 쌓인 것 같은 '착시'가 발생한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DS 부문 1분기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31조원에서 올해 1분기 32조원으로 늘었다. 메모리 판매 호조로 재고 자체는 줄었지만 충당금 환입으로 재고자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에는 메모리 판매 확대로 재고가 크게 줄어든 만큼 충당금 환입 영향에도 재고자산이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