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경협 회장 "기업가정신 살리자"..."美트럼프 당선되도 큰 걱정 말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2일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지금 한국 경제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지난 12일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경영인들이 많이 배출되야 급변하는 시장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기업가정신의 르네상스가 필요하다"며 "제도·인구·산업 구조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기업, 국민이 한데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OLD'(Outdated(낡은 제도), Low(낮은 출산율과 생산성), Dormant(정체된 산업구조, 더딘 신산업 출현))를 꼽고, "앞으로 'OLD'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기업 발목에 모래주머니, 가벼운 몸인 경쟁국 상대 너무 힘들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약 5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대전환 시대,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길 -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개최된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제공) 2024.07.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그는 "기업 관련 제도를 들여다보면 우리 기업은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형국으로, 가벼운 몸으로 뛰는 경쟁국을 상대하기에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류 회장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규제는 과거에 머물러있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제도를 하루빨리 업데이트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것부터 과감하게 바꾸고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꼭 필요한 규제라도 기업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과도하지 않게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최근 '이사 충실 의무 확대'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초래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수시장 위축과 노동인력 감소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인구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일손부족 문제부터 대처해야 하며, 노동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산업구조 정체 문제는 이제부터라도 심각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우리나라 10대 품목 중 20년 동안 새로 들어간 것은 3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등에 불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세계 변화의 엄청난 속도를 생각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며 "AI(인공지능)시대, 데이터혁명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과 산업이 어떻게 대처해나가야할 지 더 늦지 않게 심도있는 고민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美대선 트럼프 당선되면..."오히려 일하기 쉬울 수 있어, 큰 걱정 안 해도 될 것"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2024.07.14. /사진=

대표적인 '미국통'인 류 회장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통상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걱정하는 것 만큼) 어려워지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려워지는 상황도 있겠지만 편한 면도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트럼프와 일하기는 쉬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류 회장은 "일본을 넣어서 한미일 세 나라가 합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트럼프도 협조적일 것이고 (상황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2기의 재무장관이나 국무장관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도 한미일 관계가 중요하고 이것 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과 관련해선, "트럼프는 미국에 투자한 기업은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해줄 것이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봤을 땐 (차기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노조 이슈에 대해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와 관련된 기업들을 먼저 생각할 것"이라며 "한국의 큰 기업들은 노조 없는 주에 (주로 진출) 했는데, 그건 (바이든 당선이) 우리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고 이런 면에서 트럼프랑 맞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4대그룹 회비 납부, 좋은 소식 기대한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신임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8.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를 묻는 질문엔 "평생 이렇게 열심히 한 적 없다"며 "하나하나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그룹의 회비 납부 이슈에 대해 류 회장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좀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리위원회 운영에 대해선 "윤리위원회 위원들을 잘 뽑은 것 같다"며 "나는 관여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위원들과는 대화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리위 멤버인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분기에 한번 심의를 하는데, 3억원 이상 대외 협찬 관련된 사안은 모두 윤리위 심의를 거친다"며 "윤리위가 등대같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